어디로 휴가 갈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는 여름이다. 계곡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하는 즐거운 고민도 해보지만 아기를 데리고 가야 하는 초보 엄마 아빠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마련이다.아기는 3개월이 돼야 목을 가누고 5, 6개월이 돼야 허리까지 힘이 들어간다. 6개월 미만의 아기는 장거리여행이나 교통체증이 우려되는 휴가여행은 포기하는 게 좋다. 6개월 이상 아기가 자가용으로 여행할 경우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연령에 맞는 카시트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카시트는 뒷좌석에 설치하고, 급정거에도 끄떡없게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조수석에 아기를 안고 타는 것은 위험하다. 사고시 아기가 에어백 역할을 해서, 부모는 멀쩡한데 아기만 크게 다칠 수 있다. 또 순간적으로 부푸는 에어백이 아기에게는 치명적이다.
햇볕을 피하는 대책도 세워야 한다. 아기들이 햇볕을 직접 받게 되면 체온이 상승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해 비교적 선선할 때 운행하면 좋다. 햇빛 가리개나 불투명 필름을 준비하고, 옷도 약간 헐렁하게 입히고, 자외선 차단크림을 발라주는 것도 괜찮다. 멀미하는 아이들은 자주 환기를 시키고, 창 밖보다는 앞을 보도록 하는 게 예방에 효과적이다. 아이들은 쉽게 지치므로 1시간 정도 차량 운행을 한 뒤에는 10분쯤 쉬는 것이 좋다.
에어콘 사용은 되도록 줄이는 게 상책이다. 아이들은 쉽게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 차 안 온도와 바깥 기온과의 차이가 5도 이상이면 곤란하다. 얇고 긴 옷을 입히고, 차내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운 점을 감안해 물수건을 놓아두도록 하자. 한번 먹였던 분유는 30분 이상 지나면 버려야 한다. 아기들은 장이 약해 조금이라도 상한 음식을 먹게 되면 배탈이 난다. 한번 빨았던 분유는 아기 침 속의 세균으로 인해 부패되기 쉽다.
아기들을 차에 혼자 두는 것은 위험하다. '잠깐이니까 괜찮겠지'하고 아이를 차에 두면 햇볕의 복사열로 금방 질식할 수 있다.
유모차와 장난감은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카시트에 매달아두는 게 좋다. 급정거 시 아이의 머리 위에 떨어질 수 있는 물건을 차 뒤쪽 선반에 올려놓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해열진통제, 멀미약, 물파스 등을 준비하고 건강보험증을 챙겨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인철 일산 박&지 소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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