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 침체가 계속되면서 보석, 현금 등 고액 경품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려는 'IMF형 마케팅'이 되살아나고 있다. 8,700원짜리 면도기를 팔면서 2,700만원짜리 초고가 오토바이를 경품으로 내거는가 하면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와 현금도 경품으로 등장했다.질레트코리아는 LG마트, 월마트, 까르푸 등 할인점과 공동으로 8월10일까지 '할리 데이비슨 경품 마케팅'을 연다. 8,700원∼1만1,000원 짜리 질레트 면도기 구입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2,700만원짜리 오토바이 '할리 데이비슨 팻보이'를 증정한다.
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은 11일까지 1층 준보석 매장에서 진주, 다이아몬드 등을 판매하는 '남태평양 보석 초대전'을 열면서 400만원 상당의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매장을 방문하기만 해도 응모권이 주어진다.
아예 현금이나 상품권을 내건 이벤트도 많다. 롯데닷컴은 롯데백화점 세일기간 중 구매고객이 롯데닷컴에 영수증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1,000명을 추첨, 100만원 한도 내에서 구매금액 전액을 현금으로 환불해준다. 최대 10억원이 걸린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1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동유럽 5개국 8박9일 2인 여행권, 동남아 3박5일 2인 여행권 등을 내걸었다.
자동차 업계도 파격적인 판촉 행사 등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뉴EF쏘나타의 경우 117만∼134만원까지 깎아주는 등 모델별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주는 'J.D.파워 수상기념 할인 이벤트'를 6월 한달 일정으로 시작했다가 7월까지 기간을 연장했다. 기아차도 쎄라토, 오피러스 등 10개 차종에 적용해온 '50만원 보상' 행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GM대우는 7월 한달간 마티즈, 칼로스, 라세티를 정상 할부가(연리 8%)로 구입하는 고객에게 에어컨을 무료 장착해주고, 에어컨이 기본으로 장착된 레조LPG를 사면 100만원어치 주유상품권을 준다. 르노삼성도 현금 또는 정상할부로 SM5를 구입하면 휴가비 70만원이나 가족패키지(106만원상당)를, SM3를 구입하면 휴가비 20만원을 각각 지원한다.
그랜드백화점 장종섭 마케팅팀장은 "외환위기 직후 처음 나타났던 현금 경품이 최근 소비가 극도로 부진해지면서 다시 등장했다"며 "백화점에 발을 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고액, 이색 경품을 내걸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매출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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