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어 19개 상임위원장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개원 후 한달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50대가 국회의 중심에 섰다는 점을 들어 활발한 의정활동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많다. 하지만 여전히 관행과 경륜을 이유로 초·재선의 진입을 막았고, 특히 일부 의원은 다소 생소한 분야의 위원장을 맡게 돼 원활한 상임위 운영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이번에 선출된 위원장들의 특징은 역대 국회에 비해 젊어졌다는 점이다. 19명의 위원장 가운데 50대가 10명을 차지해 정치권의 세대교체와 함께 우리 사회의 '50대 중심론'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당초 관심을 모았던 40대 위원장은 한나라당 권오을(47) 김영선(44)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패배해 배출되지 않았다.
'나눠먹기' 양상이 다소 줄어든 대신 전문성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막판까지 각을 세웠던 법사위원장에는 율사 출신으로 15대부터 자리를 지켜온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이 선출됐다. 또 경제통으로 불리며 우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세균 의원과 국정원 기조실장 출신의 문희상 의원이 각각 예결특위와 정보위를 맡게 됐다.
여성위를 제외한 일반 상임위 2곳에서 처음으로 여성 위원장이 배출됨으로써 여성의 정치활동 공간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초선이 187명으로 재적 의원(299명)의 3분의 2를 넘는 물갈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국회처럼 3선 이상으로 인선이 이뤄져 개혁적인 초·재선 의원에 대한 진입 장벽을 국회 스스로 깨지 않은 점에 대한 비판도 있다.
아울러 이용희(행자위) 이미경(문광위) 이해봉(과기정통위) 의원 등은 해당 상임위를 책임질 만한 전문성이 검증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인선을 둘러싸고 우리당과 한나라당 내부 잡음도 적지 않았다. 우리당의 경우 당초 문광위원장이 유력시되던 김원웅 의원이 파병을 둘러싼 소신 때문에 윤리특위로 밀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예결특위를 기대했던 김한길 의원도 '배려' 차원에서 건교위원장으로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일부 상임위원장 후보직을 놓고 경선을 실시한 한나라당도 TK권 의원들이 별도의 모임을 갖고 표 단속에 들어갔으며, 정견발표 과정에서 인신공격성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경선이 좋긴 하지만 대표나 원내대표 뽑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얼굴 붉히며 표를 모아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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