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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인사청탁' 조사결과 발표…남는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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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인사청탁' 조사결과 발표…남는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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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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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장·차관의 인사 청탁 의혹 사건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 결과는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개입한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대신 서프라이즈 서영석 대표 부부가 직·간접적으로 정 장관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서 대표와 부인 김모씨는 6월초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을 접촉해 김효씨가 성균관대 교수로 채용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씨가 예술종합학교 강사로 있었기 때문에 서 대표 부부는 심 원장과 잘 아는 사이였다.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당시 오지철 문화부 차관이 성균관대 정진수 교수와 만나기에 앞서 심 원장에게 '얘기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분이 있느냐'고 물었으며 이 과정에서 정 장관 이름이 처음 거론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 대표 부부는 정 장관과 특별한 친분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 대표와 정 장관이 친한 사이인 것처럼 심 원장을 통해 오 차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심 원장은 스크린쿼터 반대운동 등을 하면서 오 차관을 알게 돼 상당히 가깝게 지냈다.

민정수석실은 정동채 장관의 휴대폰, 사무실, 자택 전화 등 총 6대의 전화를 포함해 사건 관련자 5명의 전화 17대에 대해 최근 3개월 동안의 전화 통화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다. 하지만 정 장관과 사건 관련자들의 통화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박정규 민정수석은 "정 장관과 오 차관이 통화를 했더라도 개입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 통화한 사실조차 없으므로 정 장관이 개입되지 않았다고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차관급 고위 관료가 정동채 의원에게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그의 이름을 거론하며 인사 청탁을 했느냐는 것이다. 당시 정 의원이 확실한 장관 내정자였고, 오랜 문화관광위 활동으로 오 차관과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오 차관이 정 의원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오 차관이 정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 "장관에 내정된 정 의원이 '문화부 초임이라 업무 파악을 할 때까지 같이 일하자'고 했다"고 말했다고 정 교수는 전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전화를 통하지 않고 직접 만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거짓말 한 서영석씨 "단죄 받겠다"

"독자 여러분과 노무현 대통령, 정동채 장관의 명예에 누를 끼친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서영석(왼쪽 사진) 서프라이즈 대표는 5일 오후 자신이 부인 김효씨(오른쪽 사진)와 함께 심광현 한국종합예술학교 원장을 통해 김씨의 인사 청탁을 했다는 청와대 발표가 나온 직후 서프라이즈 게시판에 '공개사과문'을 띄웠다. 그는 또 서프라이즈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사법적인 단죄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불과 5일 전 성균관대 정진수 교수의 진정서 내용이 보도되자 서프라이즈에 해명 글을 올려 자신의 떳떳함을 주장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당시 서 대표는 "문화관광부에 드나들며 오지철 전 차관과 알게 된 부인이 나름대로 운동을 한 것 같다"며 "나는 얘기만 들었지 어떻게 진행되는 지는 알지 못했다"고 강변했었다.

부인 김씨는 이날 저녁 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심경을 토로했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일반적인 추천 정도로 생각했지 인사 청탁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국민과 남편에게 미안할 뿐"이라며 울먹였다. 김씨는 정동채 장관의 연루여부를 묻는 질문에 "남편이 정 장관과 같은 출입처에서 일했던 것을 듣고 내 스스로 정 장관의 이름을 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의 청탁개입에 대한 물음이 이어지자 "남편이 심 원장을 통해 청탁을 하면서 앞으로 정 장관에게 얘기한다고 했다"며 말을 바꿨다.

서 대표의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서프라이즈는 쇄도하는 네티즌들로 몸살을 앓았다.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본분을 넘는 행위를 한 이상 천벌을 받아야 한다", "뭐 할 말이 있겠소", "서프와 노짱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일" 등 냉소와 비난의 글로 가득 찼고 결국 접속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개혁의 선봉'을 자처하며 부정과 부패에 대해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댄다고 자처했던 터라 그 비판의 강도는 더욱 거셌다.

그가 운영해 온 정치전문사이트 '서프라이즈'의 관계자 역시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한 관계자는 "사이트 운영이 정상적으로 되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鄭문화 청탁개입 확신 靑조사 공정성 의구심", 정진수교수 주장

지난 1일 정동채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의 교수임용 청탁 의혹을 제기했던 성균관대 예술학부 정진수(사진) 교수는 5일 청와대 조사결과 발표 직후 "나는 아직도 정 장관의 청탁 개입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발표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의 배후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오지철 당시 차관이 곧 부임 예정인 장관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정 장관이 개입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개입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다는 의미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과연 증거를 찾기 위해 얼마나 어떤 방법으로 애를 썼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미 정 장관이 전면 부인한 상황에서 설사 증거를 찾더라도 공표할 수 있으리라 믿지 않으며 조사 주체에게 공정성을 기대할 수도 없다"고 청와대 조사 결과에 강한 의구심을 표시했다.

정 교수는 또 "오 전 차관과 청탁자인 김효씨가 실제로 임용 청탁을 했고 이 과정에서 정 장관과 서영석 대표를 거명했다는 것은 모두가 시인한 팩트"라며 "정 장관이 실제로 개입했는지 여부를 떠나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려주며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심히 의심케 한 사건이었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끝으로 "과거에 청문회 스타로 명성을 날렸던 노무현 대통령이 이 정도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만족해서 발표하도록 했다면 여러모로 걱정스럽다"며 "더 이상 추악한 현실을 일시적으로 호도하기 위해 또 다른 희생양을 찾아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일침을 날렸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문화부 "한숨 돌리나 했는데…"

문화관광부는 5일 인사청탁과 관련 정동채 신임장관이 무관하다는 발표에 안도하면서도 소속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심광현영상원장이 개입된 사실이 드러나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문화계의 대표적 개혁코드로 통하는 심 원장이 청탁사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참여정부 이후 새로운 문화권력으로 떠오른 문광부 주변 개혁 인사들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됐다.

심 원장은 2003년 1월부터 영상원장으로 재직해온 참여정부의 핵심적인 문화정책·이론가. 90년대 초반 민중미술계의 평론가로 알려지기 시작한 그는 최근에는 문화관광부의 문화비전 TF팀에 참여하고, 영화인회의 정책위원장,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정책위원,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사무처장 등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심 원장은 이날 청와대 발표 이후 영상원장 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자신의 결백을 거듭 밝히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산하단체장 및 소속 기관장들과의 상견례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며 "청와대 조사에서 집, 사무실, 보좌관 등 주변의 통화 내역을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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