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D램 가격은 바닥을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 3분기 D램 시장은 놀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추천한다." 1일 JP모건이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놓을 때만 해도 지난 주말 반도체주 급락은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러나 2일 골드만삭스가 미국 인텔 실적 전망을 하향하자 아시아 기술주들이 한꺼번에 급락했다. D램 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 말 한 마디에 주가가 격하게 반응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재의 D램 가격 상승의 성격에 맞춰지고 있다. 6월 중순 바닥을 친 데 따른 일시적 반등인지 3분기 말까지 강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D램 가격 상승의 성격 논란
동원증권은 5일 "최근 D램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올해 하반기 D램 가격은 하락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격이 7월 일시적으로 반등하겠지만 추세를 상승국면으로 전환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현재 D램 현물시장은 하락세 다음에 나타나는 기대감과 계절적 성수기 수요 덕분이며, 앞으로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단기 박스권(40만∼53만원)의 하단에 위치해 가격 측면에서 매력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신증권은 이날 최근의 D램 가격 상승이 가수요에 의한 것이란 점을 인정하면서도 추세 전환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D램 가격 상승 반전은 실수요보다는 하반기 계절 수요를 염두에 둔 가수요가 원인으로 보이지만, 8월부터 실수요가 발생할 것을 감안하면 추세 지속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진 연구원은 이에 따라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추천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그래도 매수"
반도체 가격 전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은 여전히 '매수'가 우세하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인텔 실적 하향은 D램 가격 때문이 아니라 최근 인텔이 출시한 신모델 칩셋인 '그랜츠데일'에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주말 기술주 폭락은 D램이 아닌 디스플레이 경기 하강 전망에 따른 것으로 봐야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이에 따라 D램 의존도가 높은 하이닉스를 강하게 추천하고 삼성전자의 경우 디스플레이, 플래시 메모리, D램 등 다양한 분야가 섞여 있어 낙폭 과대시 저가 매수 기조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교보증권도 하반기부터 반도체 출하율이 점차 둔화하겠지만 삼성전자는 비교적 양호한 2분기 실적과 최근 낙폭 과대, D램 현물가 상승 등의 재료로 단기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하이닉스는 D램 의존도가 높고 재무 건전화와 중국 투자 등 호재가 많다며 '매수'를 권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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