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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 후보로 확정된 연기·공주 지구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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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 후보로 확정된 연기·공주 지구는 어떤 곳

입력
2004.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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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연기지구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임시행정수도의 밑그림이 그려졌던 바로 백지계획의 무대다.충남 공주시 장기면 및 연기군 금남면, 남면, 동면 일대 2,160만평. 중심부에 서울의 남산처럼 전월산(해발 260m)이 위치해 있고, 그 아래로 금강과 미호천이 합류해 동에서 서로 큰 강줄기가 굽이치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형이다. 대청호도 18㎞ 거리에 있어 수량이 풍부하지만 금강의 범람이나 홍수 피해는 거의 없었다. 서울과는 직선으로 120㎞가량 떨어져 멀지는 않지만 출퇴근은 쉽지 않은 거리다. 경부고속도로 청원IC에서는 차량으로 20분 정도 걸린다. 그러나 경부고속철도 오송역(2010년 개장 예정)에서도 20분 이내 거리로 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서울에서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어 출퇴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지역은 천안∼논산고속도로와 현재 건설 중인 당진∼상주고속도로도 인접해 있는 등 광역 교통망이 좋다. 국도 1호선도 남북으로 관통하고 있다. 청주공항에서 30㎞, 아산·평택항과 70㎞ 정도 거리에 있다

하지만 충청권의 서쪽에 위치해 전라도에 비해 강원도와 경상도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일찌기 유력 후보지로 떠올라 땅값이 크게 오른 점도 단점이다. 향후 토지수용과 보상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청주, 천안과 가까운 점은 연계발전 측면에서 장점과 단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도시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이점이지만 독립적인 신도시로 유지되기보다 자칫 거대한 광역도시권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곳은 대전의 새로운 도시 발전 축인 서북부의 노은지구, 대덕테크노밸리 등과 연결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은 과학기술산업, 문화예술, 교육 등 행정수도의 부족한 기능을 채워 주는 배후도시의 역할을 맡아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충북에선 생명과학단지 및 신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오송지역이 최대의 수혜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개발연구원은 행정수도와 대전, 청주공항을 하나로 묶는 경전철망을 건설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백제의 고도 공주시는 행정수도의 역사성과 문화성을 뒷받침함으로써 신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백제권의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천안도 수도권과 행정수도와의 중간 기착지로서의 새로운 도시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고 지역개발 마스터플랜을 재검토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부대 강현수(도시행정학부) 교수는 "공주·연기지구는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지"라며 "이젠 소모적인 찬반공방에서 벗어나 신행정수도 건설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도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 주민 반응 희비 갈려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공주(장기)·연기지역 주민들은 5일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과 함께 두 손을 들어 환영했다. 특히 후보지 외곽에 위치해 행정수도 건설의 효과가 기대되는 지역 주민들은 정부 발표에 기쁜 표정이었다.

반면 후보지 안에 포함돼 토지와 주택 등을 수용당해야 할 처지에 놓인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는 사실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민 조덕원(65)씨는 "낙후된 지역발전을 100년은 앞당기게 될 것"이라며 "행정수도 이전이 계획대로 이루어져 지역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면에서 대대로 700년을 살았다는 임준길(68)씨는 "모두 다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정작 예정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 마음은 고향 떠날 생각에 잠 못 이루게 됐다"며 "보상가격이 시세보다 훨씬 밑돈다는 소문에 고향 근처에서 땅을 다시 살 수 있을까 큰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4개의 후보지 가운데 점수가 낮게 나온 지역 주민들은 아쉬움과 함께 다행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공주·연기지구에 밀려 2위로 나온 상월지역 양치방(52)씨는 "후보지에서 탈락해 아쉽다"며 "하지만 공주·연기지구와 근접해 지역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 진천 주민들은 낙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부 주민들은 "처음부터 생각도 안 했는데 괜히 중간에 후보지에 끼워넣는 바람에 들러리만 선 꼴이 됐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공주=이준호기자 junhol@hk.co.kr

■권용우 평가委長 일문일답

권용우 신행정수도후보지평가위원회 위원장은 5일 후보지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평가결과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존중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신행정수도 최종입지가 연기·공주지역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평가결과가 추진위의 최종 입장인가.

"1년 반 자료를 모으고 13개 시·도와 5개 관계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 80명이 현지실사와 전문지식을 총동원해 평가한 결과다.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결과는 유효하다."

―1·2위의 점수 차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약 9점 정도 차이가 난다. 5개 큰 조건과 20개 세부조건을 따졌고 점수차는 지역을 구획지을(순위를 나눌)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20개 세부항목별 점수를 공개할 생각은 없나.

"5개 큰 평가항목에 대한 결과 발표로도 국민이 이해하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추진위 전체회의에서 5개 항목 발표를 결정한 것이다."

―순회 공청회가 결과를 뒤바꿀 가능성은 있나.

"평가는 완료됐고 결과는 확정된 것이다. 9개 도시를 순회하며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할 것이다. 하지만 평가결과는 최대한 존중될 것이다."

―국민적 합의를 더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1년 전에 국민에게 약속했고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국회나 대법원 등의 이전논의를 제외하고 법이 정한 일정대로 차질 없이 추진해 갈 것이다."

―국무총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사법부 이전은 필요하지 않다고 얘기했는데.

"총리임명 전에 개인 생각을 전제로 얘기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보고한 뒤 결정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전할 중앙행정기관을 7월 중에 확정하고 국회 등은 국회 동의를 거쳐 확정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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