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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꿈을 향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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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꿈을 향한 투자

입력
2004.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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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신 가이아의 여섯 번째 아들 크로노스(시간의 신)는 아버지를 몰아내고 권좌에 오른다. 누이 레아와 결혼한 그는 6남매를 두지만 아들 손에 밀려나리란 저주가 두려워 아이들이 태어나면 모두 삼켜버린다. 막내 아들 제우스를 낳은 레아는 아기 대신 보자기에 싼 돌을 남편에게 주어 삼키게 한다. 장성한 제우스는 형 하데스, 포세이돈과 함께 아버지를 땅으로 추방한다. 그리스 신화의 크로노스는 로마 신화의 '사투르누스'(Saturnus)로, 토성(土星)의 영어명 '새턴'(Saturn)의 어원이다. 토성 최대 위성 '타이탄'은 제우스에 항거한 거인족(티타누스)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탈리아계 프랑스 천문학자 장 도미니크 카시니(1625∼1712년)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손자 제자'다. 목성의 자전 주기를 밝히는 등 두각을 나타낸 그는 프랑스의 초청으로 파리천문대 초대 소장을 지냈고, 프랑스에 귀화한 후 4대에 걸쳐 프랑스 천문학 발전에 기여했다. 1675년 그는 토성의 고리에서 '카시니 간극(틈)'을 발견했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크리스티안 호이겐스(1629∼1695년)는 손수 제작한 굴절망원경으로 1655년 토성의 고리를 확인했고, 최대 위성 타이탄을 관측했다.

■ 1일 토성궤도에 진입한 탐사선 카시니―호이겐스호(號)가 연일 보내오는 토성과 고리, 위성 사진들이 전세계 천문학자들은 물론 일반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997년 10월15일 타이탄 4호 로켓 발사로 시작된 이번 토성 탐사계획은 토성 궤도를 도는 카시니호와 타이탄에 착륙할 탐사체 호이겐스호가 주역이다. 호이겐스호는 연말에 카시니호를 떠나 내년 1월14일 타이탄에 착륙하게 된다. 태양계 위성 가운데 유일하게 대기와 구름이 있고, 대기의 대부분이 질소여서 생명이 산소를 뿜기 전 원시지구의 모습을 닮았다. 호이겐스호가 보내 올 자료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유다.

■ 이번 토성 탐사계획의 비용은 33억달러에 이른다. 카시니―호이겐스호가 금성 주위를 두 차례나 돌고, 지구와 목성을 근접 통과하면서 중력을 이용해 가속하는 방법으로 연료비를 크게 줄였는데도 그렇다. '돈 안 되는 일에 왜 그런 천문학적 돈을 퍼붓느냐'는 소리도 나올 만하다. 우주과학이 과학기술과 산업 전분야의 발전을 선도한다는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그보다는 호기심과 꿈으로 향하는 인간의 타고난 마음가짐을 생각해 보자. 더러 시궁창에 빠지더라도 하늘을 볼 일이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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