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기기 영업 사원이었던 이모(43)씨는 2001년 퇴직을 하고 여러 창업 강좌와 박람회를 쫓아 다닌 뒤 당시 언론이나 창업정보회사에 디지털 시대의 유망사업이라고 소개한 디지털 포토숍을 가맹점 형태로 열기로 결정했다.체인본사로부터 디지털 장비를 이용, 10여 가지의 다양한 수익창출 모델에 대한 설명을 듣고 1주일 정도 교육이면 충분히 기술 습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을 받은 뒤 인천에서 디지털 포토숍을 오픈했다. 이씨가 창업에 투자한 자본은 점포임대료 6,000만원과 시설 투자비 4,000만원 등 모두 1억원.
그러나 이씨가 창업을 한 뒤 체인본부에서 제시한 수익 모델들이 얼마나 허구에 차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 에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본사에서 제시한 10여 가지의 수익모델 대부분이 가맹점을 위한 수익모델이 아니라 가맹점 모집만을 위한 홍보수단 이었던 것이다. 디지털 인화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소품개발이나, 기념품 판매 등은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고객이 거의 없었으며 고난도의 사진 수정 작업 등은 기술이 부족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체인본사는 이씨가 창업한 뒤 6개월여만에 부도를 내고 말았다. 결국 이씨는 1년여를 버티다 수천만원의 적자를 보고 2002년 초 사업을 접고 다시 주방기기 영업사원으로 돌아 갈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자신의 실패에 대해 “트렌드에 영합한 부실 프랜차이즈들의 농간에 속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초보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먼저 업종에 대한 트렌드를 볼 것이 아니라 본사에서 제시한 수익모델이 현실성이 있는지를 기존 가맹점을 둘러보며 미래시장의 잠재력까지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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