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빌 게이츠라도 성공하기 힘들다."안철수연구소 안철수(사진) 사장이 자사 홈페이지(www.ahnlab.com)에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현실을 정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안 사장은 2일 게재한 '2만불 시대를 위한 두 가지 키워드'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소프트웨어가 공짜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래의 소비자인 청소년들이 불법 무단복제에 부지불식간 길들여지는 것이 당장의 시장 축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과 양질의 전산시스템 구축보다 예산 절감에만 관심이 있는 공공기관의 행태를 꼬집었다.
안 사장은 "대형 공공사업에 SI업체들이 저가·덤핑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가격협상력이 뛰어난 해외업체들만 덕을 보고 있다"며 "이래서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중소업체들이 낙오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 세금으로 발주된 공공사업이 망해야 할 기업들의 생명을 연장시켜 저가입찰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사장은 "(이처럼 문란한 시장에서는) 빌 게이츠가 와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정부의 지식정보산업 육성 및 보호를 촉구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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