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와 조각이라는 전통 장르에 파격적 시도로 활력을 불어넣는 젊은 작가, 박미나(31), 정수진(35), 스티븐 곤타스키(32)가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30일부터 7월21일까지 국제갤러리가 마련한‘박미나, 정수진, 스티븐 곤타스키’전이다.박미나와 정수진의 평면작업은 각각 색채와 공간을 탐구한 결과물. 박미나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물감의 색상을 수집한 뒤 색상별로 2㎝의 세로 띠를 만들어 나란히 배열해 침대, 소파, 서랍장 등의 가구들을 연출했다.
그가 수집한 물감 색상의 수는 700여 개. 규칙이 재미있다.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있는 색상을 모두 모은 뒤 색상띠 묶음의 크기와 맞는 가구를 찾았다.
정수진의 회화는 하나의 평면에 서로 상관이 없어 보이는 인물과 사물들을 가득 메운다.
2차원인 평면에 3차원을 표현하려 했다는 그의 작품은 화면에 얼마나 많은 공간을 넣을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 ‘무제’ 시리즈에는 얼굴이 뭉개진 인물이 계속 등장하고 새와 인간이 합성된 존재, 반복해서 등장하는 뒷모습의 가방을 멘 소년 등 화려하고 밀도있는 색체는 초현실적으로 보인다.
미국 출신으로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곤타스키는 “신비를 간직한 미지의 공간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표면이 반짝거리는 고광택 파이버글라스로 조각한 인체들이 그리스 조각의 신화 주인공 같기도 하지만 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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