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길고 긴 내수침체의 터널을 빠져 나오는 것인가?" 지난주 발표된 6월 자동차판매 결과를 놓고 증권가에서는 1년 넘게 계속되는 내수 침체를 끝내는 회복 신호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지난달 판매실적은 지난해 동기대비 29.0% 증가한 39만9,214대였다. 하지만 이는 30만7,674대를 팔며 48.2%나 급증한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한 성적이다. 내수판매는 9만1,580대로 10.1% 줄어들어 16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하지만 3월 이후 꾸준히 감소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판매량에서 휴무나 계절적 증감요인을 조정한 '연간 환산 판매대수'(SAAR)는 증가세로 전환됐다.
"내수 회복 시작" 전망 잇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자동차 내수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가 적극적이다. JP모건은 "소비부진으로 매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힘들겠지만,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하반기 내수는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현대자동차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증권도 "6월 실적은 내수가 바닥을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현대차의 내수판매가 다음달부터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증권도 "내수가 하반기부터 회복돼 내수판매는 결국 전년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교보, 신영, 한화증권 등이 내수회복에 동조하고 있다.
현대차 파업조기 종결도 호재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차 파업의 조기종결도 자동차 관련주 주가의 호재로 평가하고 있다. CSFB증권은 "현대차의 임금 인상폭이 예상보다 컸지만 올해 이익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오히려 임금인상 폭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분석했다.
KD수출비중 증가 등 수익률 하락 우려
반면 LG증권은 "내수침체가 업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역시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계의 이익 전망치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그 근거로 우선 하반기 환율하락이 수출 호조세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올해 수출물량 중 부가가치가 낮은 현지 조립형 반제품(KD) 수출 비중이 크게 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현대증권도 "올해 내수판매 예상치는 지난해 대비 8.3% 감소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내수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수출 호조세 등을 종합한 자동차 관련 주가전망은 긍정론이 다수를 차지한다. 교보증권 임채구 기업분석팀장도 "노사문제의 원만한 해결에 따른 실적차질 우려 불식, 하반기 신차효과 등을 감안해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업체와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동양기전 등 주요부품업체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동원증권도 자동차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등 자동차와 부품 관련주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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