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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남 탓하지 말고 혼선 정국 수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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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남 탓하지 말고 혼선 정국 수습해야

입력
200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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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의 해이상태가 위험수위다. 김선일씨 피살사건에서 드러난 시스템 해이에 이어 현직 차관의 인사청탁 사건이 보여 주는 도덕적 해이가 한심스럽고 심각하다. 또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의 비례대표 금품 로비 논란은 여당의 도덕성과 개혁의지를 어둡게 하고 있다. 잇단 의혹에 대해 벌이는 조사만 해도 감사원 청와대 국회에다 당 자체조사까지, 어지럽기 짝이 없다.과반다수 여당의 정권이 정국을 주도하고 민심을 이끄는 책임정치를 펴기는커녕 하루가 멀게 스스로 의혹을 일으키고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갖가지 조사를 벌이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어렵고도 중대한 국정과제를 산더미 같이 쌓아 두고 국가 운영이 이 지경이어서야 어디서 체통을 찾고 권위를 기대하겠는가. 또 국민은 무엇을 믿고 어디에 희망을 가져야 할지 딱하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뚝 떨어지고 민심이 떠나는 것도 당연하다.

이를 두고 여당 내에서 음모론의 시각으로 변명을 내놓기도 한다지만 크게 잘못된 상황 인식이다. 여당의 한 의원은 인사청탁에 대해 '교수 임용 때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항변하고, 장 의원의 금품제공 의혹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언론부터 탓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민이 제기하는 의문과 의혹을 권력적 관점으로만 옹호하는 데 급급한 병든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집권세력이 벌써부터 기득권을 방어하는 데 열중해야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수구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가뜩이나 몸집만 불어난 여당이 제 역할과 기능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역기능만 해도 예사 일이 아니다. 여기에 권력형 추문이 줄을 잇고 면피와 호도로 혼란을 가중시켜서야 집권당의 자격이 의심스럽다. 청와대와 여당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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