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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 南北정상 메신저 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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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 南北정상 메신저 맡나

입력
200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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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서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잇따라 만난 뒤 4일 이틀 일정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라브로프 장관은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핵문제 등 한반도 문제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증대되는 것은 물론, 남북 정상 간의 가교역까지 자임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라브로프 장관의 방한은 반 장관의 지난 4월 러시아 방문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이뤄졌다. 양국 장관은 교차방문을 통해 경제협력 및 노 대통령의 방러 일정 등 현안을 협의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종단철도의 연결사업 및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 등 경제협력 확대방안에 러시아측은 많은 관심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9월 중으로 예정된 자신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 "푸틴 대통령과 폭 넓게 의견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까지 표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남북 동시방문은 우선 최근 폐막된 북핵회담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러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향후 북핵회담에서 양국이 협력키로 한다는데 합의했다. 반 장관은 회담 후 "북한이 경제와 사회를 발전시키고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경제지원과 안전보장을 받기를 원한다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적극 설득해 달라고 라브로프 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도 "방북시 북한과의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 문제와 함께 3차6자회담 성과 등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따라 라브로프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도 북핵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라브로프 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외교가에선 노 대통령이 방러기간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설까지 흘러나온 터여서 라브로프 장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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