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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피플]언청이 수술 2,000회 서울대병원 김석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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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피플]언청이 수술 2,000회 서울대병원 김석화 교수

입력
200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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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화(49)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최근 언청이 수술 2,000회를 달성했다. 1987년 9월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임용된 지 18년만에 이뤄낸 기록이다. 서울대병원 홍보실장과 의학박물관장 등을 지내느라 바쁜 가운데에도 한 주에 3일 이상 수술 칼을 잡았다는 얘기다.그러나 김 교수는 기록 달성 기쁨보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1996년 이후 매년 500명 중 1명 꼴로 태어나던 언청이가 요즘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데, 이는 초음파 검사 등으로 기형 여부를 쉽게 감별할 수 있게 되면서 엄마 뱃속의 언청이 태아를 낙태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언청이는 수술로 거의 완벽하게 고칠 수 있으므로 태어날 아기가 언청이라는 사실을 알더라도 낙태하지 말고 출산하라”고 권한다. “우리도 이제는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만한 수준에 이른 만큼 장애가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교수는 3개월에 한번씩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환아 부모 교육을 실시한다.“갈라진 입술이나 입천장을 닫아주는 것만으로 치료가 끝났다고 할 수 없고 결혼, 임신이나 출산 또는 산전진단 등의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수많은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의사의 의무”라는 생각에서다.

그의 이런 사고방식은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영화계 원로인 김수용(75ㆍ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감독. 김 감독은 58년 구봉서씨 주연의 ‘공처가’로 메가폰을 잡은 이후 40여 년 동안 ‘안개’, 화려한 외출’, ‘갯마을’ 등 100여 편의 영화를 만들어낸 영화계의 산 증인이다. 김 감독은 자녀들에게 허드렛일하는 사람에게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게 교육했고 아들의 친구도 아들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김 교수의 언청이 치료과정은 한마디로 ‘원스톱 서비스’. 치료에서부터 치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의사가 참여하고 수술 전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사업가, 언어치료사도 힘을 합친다. 김 교수의 1년 선배인 김재찬 치과원장, 서울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백승학 교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 소아마취과 김희수 교수, 산부인과 박중신 교수, 언어치료사 박현영씨, 사회사업실 박혜영 씨 등이 바로 그들.

협진에 참여한 이들은 김 교수가 개설한 부모를 위한 강연에서 무료 강연과 상담을 해주고 있으며 96년에는 ‘동그라미회’를 결성해, 매년 가정 형편이 어려운 5~6명의 얼굴기형 환자를 무료로 수술해 주는 등 남모르는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언청이 아이를 둔 부모는 서울대병원(02-760-3593)으로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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