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의 사상 첫 대통령 직접 선거가 5일 치러진다.이번 선거는 1998년 수하르토 군사독재 정권이 30년 만에 무너진 뒤 의회가 대통령을 뽑는 6년 간의 과도기를 거쳐 실시되는 것으로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민주화 착근 여부가 주목된다.
4일 여론조사 결과 5명의 후보 중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안보장관이 43% 안팎의 지지율로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대통령, 동티모르 인권 유린 혐의를 받고 있는 위란토 전 국방장관, 아미엔 라이스 국민협의회(의회) 의장 등이 12∼15% 정도의 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하며 뒤쳐져 있다. 함자 하즈 부통령은 2% 내외의 지지에 그치고 있다.
개표 결과는 선거 후 10일 이내에 나올 예정이나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9월20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인도네시아의 새 대통령은 만연한 부패의 고리를 끊고 저성장 고실업에 시달리는 경제를 성장시켜야 하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 및 아체·말루쿠 등의 분리주의 운동에도 대처해야 한다.
최대 이슈는 경제와 부패 문제. 메가와티가 4월 총선에 이어 대선 패배가 확실시되는 것도 두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해 빈곤층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메가와티는 최근 '침묵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유도요노가 집권하더라도 정책 노선의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그는 군부 출신으로 군사독재정권 붕괴 때 민주화 절차를 수립하는 위원회를 주도했다. 99년 메가와티 정권에 참여, 에너지 장관 및 안보 장관을 역임했다. 유도요노는 테러·분리주의 진압 사법부 부패 개혁 2005년 GDP 7.6% 성장 등 공약을 내걸고 있으나 현 정권과의 정책적 차별성보다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읊는 등의 이미지 정치로 지지를 얻고 있다. AP통신은 "모든 후보가 같은 정치 경제 군사 엘리트들을 대표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도요노가 2002년 발리 폭탄테러 당시 단호한 대처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자카르타=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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