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보고서올해 고속철도가 개통한 이후 지방 공항 이용객들이 최고 70%나 감소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 공항 대부분이 거액을 들여 투자한 시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놀린 것으로 파악돼 예산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기획예산처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작성한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SOC) 스톡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구와 부산, 목포, 광주 등 4개 공항은 지난 4월 고속철도가 개통된 후 이용객이 21.6∼70.4%나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구노선은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여객기 탑승객수가 2,917명이었으나 고속철 개통 후인 4월1∼15일까지 하루 평균 탑승객은 862명으로 70.4%나 격감했다. 서울∼광주노선은 개통전 3,078명에서 개통후 2,066명으로 32.8%, 서울∼목포노선은 134명에서 105명으로 21.6%, 서울∼부산은 1만6,059명에서 9,219명으로 42.5%가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16개 공항의 운항능력은 연간 214만9,000회에 달했으나 실제 운항횟수는 47만6,000회에 그쳐 운항능력대비 운항횟수 비율이 22.1%에 불과, 시설의 5분4 가량은 놀린 셈이 됐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제주공항은 운항횟수 비율이 각각 54.2%와 55.9%, 55.0%로 50%를 넘겼으나 나머지 13개 공항은 모두 50%에 미달했다. 특히 예천공항은 연간 운항횟수가 수십 회에 불과해 운항횟수 비율이 0.2%로 가장 낮았으며 원주 0.6%, 군산 1.0%, 목포 3.1%, 사천 3.8%, 청주 4.1%, 포항 5.4%, 양양 6.1% 등도 매우 낮았다.
이처럼 저조한 공항이용 실적에도 불구하고 공항시설 투자는 1994년 3,200억원을 비롯해 1998년 9,914억원, 2000년 7,410억원, 지난해 3,785억원 등 10년간 5조5,439억원에 달했다. KDI는 "2008년까지 완공을 추진중인 인천공항 2단계 확장사업의 적정성을 재검토하는 한편 다른 지방공항에 대한 투자도 줄여 중앙정부 예산의 투자비율을 절반 이상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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