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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가야겠고… 우리 멍멍이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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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가야겠고… 우리 멍멍이 어떻게 하나

입력
200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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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와의 식사 중에 휴가 이야기가 오가고 근무 시간에도 여행 사이트를 뒤적이게 된다. 지루한 장마가 시작됐지만 휴가를 기다리는 들뜬 마음까지 축축한 빗속에 묻어둘 수는 없는 법. 그런데 하나 둘 휴가 계획을 짜다 보면 애완 동물이 자꾸 맘에 걸린다. 잠시 다른 곳에 맡기자니 마음이 편치 않고 함께 떠나자니 방법이 막막한데….애완동물과 휴가를 보내는 법은 함께 떠나기, 아는 집에 맡기기, 전문 시설을 이용하기 등 세 가지다. 주인도 편하고 애완동물도 행복할 수 있는 여름 휴가 지내는 방법을 사연이 다른 세 마리 애완견을 통해 살펴보았다.

- 또비(4)와 나리(3)

“우리 언니는 사진작가에요. 지난 5월 언니와 셋이서 2박3일 동안 보성 남해대교와 보성 녹차밭을 가서 예쁜 사진도 많이 찍어왔지요. 우리는 다른 사람을 보고 깨물거나 짖지 않았고 언니도 우리가 ‘응아’를 하면 반드시 치워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했답니다. 올 여름에도 함께 떠날까 하는데 자세한 방법을 알고 싶어요.”

애완견과 함께 여행을 갈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은 숙소다. 호텔이나 콘도 등 웬만한 숙소는 애완견 반입을 엄격히 금한다.

애완견과 함께 지내기에는 펜션이 가장 편하다. 물론 모든 펜션이 애완견 출입을 허락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애완견 출입 가능’이라고 해놓고도 막상 찾아가면 애완견은 지정된 우리 안에 갇혀 자야 한다거나 활동이 극히 제한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약하기 전 전화를 걸어 애완견을 위한 산책로나 놀이시설이 구비됐는지, 원한다면 실내에서 함께 잘 수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서로 기분 상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시추 ‘또비’, 요크셔테리어 ‘나비’와 함께 종종 여행을 즐기는 ‘스튜디오B1’ 사진작가 김연정(35)씨는 애완견과 떠날 때 반드시 챙겨야 할 것으로 전용 샴푸, 린스, 타월, 물티슈 등을 꼽았다. 사료와 간식, 배변을 처리할 수 있는 비닐봉지는 물론 필수다.

“여행지에 가면 강아지들도 신이 나서 평소보다 더 뛰어다니고 구르면서 몸에 흙을 묻히기 일쑤에요. 여행지에서 애완견 전용 용품을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저분해진 몸을 깨끗이 씻을 수 있는 목욕용품을 꼭 챙기죠. 큰 타월을 준비해두면 차에 올라타기 전에 발이라도 닦아줄 수 있고요.”

시골로 갈 경우 모기를 통해 전염돼 개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장사상충’ 예방약도 반드시 먹이고 떠날 것. 산에 있는 진드기로부터 애완견을 보호할 수 있는 목걸이형 기생충 예방약도 챙겨두면 유용하다.

여행지에서는 돌발상황이 생기기 쉬운 것은 애완견도 마찬가지. 건국대 수의과대학 부속동물병원 정순욱 원장은 “타지에서 탈이 나면 당황하기 쉬우므로 여행지에서 가까운 동물병원 전화번호는 꼭 챙겨야 한다”며 “평소 다니던 동물병원 의사의 휴대폰 번호도 알아두면 비상 사태에 대한 도움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동물병원은 대한수의사회 홈페이지(www.kvma.or.kr)에서 검색 가능하다.

국내선 항공기는 사전 예약을 통해 제한적으로 애완견 탑승을 허용한다. 반드시 정해진 규격의 상자에 넣어야 하며 비행 중에는 상자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도 명심할 것. 아시아나 항공은 2마리, 대한항공은 비행기 크기에 따라 2~6마리 정도를 선착순으로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사전 예약 필수.

주인과 함께 휴가 온 애완견을 위한 서비스도 생겼다. 애완동물 관리 브랜드 ‘이상(www.petmasters.co.kr)’은 8월1일부터 15일까지 해운대와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사료 간식 밥그릇 배변봉투 등 애완견 용품을 무료로 배포한다. 아울러 주인이 물놀이를 즐기는 동안 애완견을 무료로 맡아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 뭉치(6개월)

“우리 누나 윤성은(26)은 방송기자에요. 무척 바쁘지만 올해도 휴가를 포기할 수는 없다나요. 그런데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지 저를 데리고 가기가 어렵다며 친한 친구 집에서 휴가를 보내라고 하네요. 저도 따라가고 싶지만 비행기는 무서워서 싫어요. 며칠 동안 다른 집에서 지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애완견과 함께 떠날 수 없을 때 친한 친구나 친척의 집에 맡기는 대안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단 며칠이라도 하나의 엄연한 생명체인 애완견을 맡아 기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래도록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집이라면 시시콜콜한 주의사항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이미 살고 있는 ‘터줏대감’ 애완견과의 관계가 문제가 된다. 특히 수컷의 경우 주도권을 다툼을 시작하면 서로 깨물어 상처를 내기도 한다. 애완견을 맡길 집을 결정하기 전, 반드시 애완견을 데리고 그 집을 찾아 이미 살고 있는 애완견과 큰 문제가 없을지 체크 할 것. 서로 이빨을 세우고 노려보거나 등에 올라타 괴롭히며 심하게 짖는 등 대립이 심할 경우 다른 곳을 찾는 편이 모두를 위해 낫다.

애완견을 키워본 경험이 없는 집이라면 지시사항을 꼼꼼하게 적어서 함께 전달하자. 밥 주는 시간, 산책하는 요령, 목욕하는 방법 등 별 것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도 ‘초보자’에게는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해외로 나가 연락을 받을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담당 수의사, 혹은 애완견을 오래 키워 조언을 해줄 만한 사람의 전화번호를 가르쳐주는 것도 필수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 간단한 답례품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 것.

- 장군(1)

“저는 비글이에요. 힘이 넘치고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 ‘말썽꾸러기’라고 불리죠. 누나 최정화(28)는 아직 휴가계획을 잡지 않았지만 올해는 호텔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 해요. 이 기회에 다른 강아지들과 놀아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아 저도 기대하고 있답니다.”

함께 떠나기 힘들고 딱히 맡아줄 사람도 없을 때 유용한 것이 애완견 전용 호텔이다. 요즘 웬만한 동물병원은 호텔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자주 다니던 믿을만한 병원에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가격은 1박에 1만5,000~2만원 선이다.

호텔을 고를 때는 애완견이 지내는 우리가 너무 좁지 않은지, 심한 악취와 탁한 공기 등 위생 상태가 불량하지 않은지, 애완견 산책을 자주 데리고 나갈 만한 여유 인력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할 것. 평소 먹던 사료와 함께 특히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이불 등을 함께 보내주면 주인과 처음 떨어지는 애완견의 불안한 마음을 줄여줄 수 있다.

단순한 우리 외에 애완견을 위한 다양한 놀이시설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퍼피가르텐(www.puppygarten.co.kr)’은 애완견을 위한 놀이시설과 미용 및 훈련 프로그램을 갖췄다.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뛰어 놀며 전문 훈련사가 적절한 운동도 시키기 때문에 애완견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휴가’가 될 수 있다. 가격은 1박에 2만5,000~3만원 선이다.

퍼피가르텐 문혜란 매니저는 “다른 강아지와 노는 법을 배운 애완견이 사람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므로 ‘주인만 아는’ 강아지에게는 휴가철을 이용한 사회화 훈련이 좋은 기회”라며 “다른 개들과 함께 지내야 하므로 생후 4개월은 지나야 하고 모든 예방접종을 반드시 마친 후 맡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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