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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디자이너 정구호의 옷 이야기-옷에는 나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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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디자이너 정구호의 옷 이야기-옷에는 나이가 없다

입력
2004.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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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달에 한번씩 있는 ‘고객과의 만남’ 행사를 위해 광주에 내려 갔다. 고객과의 만남이란 '구호' 를 자주 구매하는 고객과 점심을 같이 하며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번 달은 광주 신세계의 구호매장을 방문해 그 곳 고객과 백화점 건너편에 있는 횟집에서 식사를 했다.지역과 백화점마다 고객들의 이미지나 연령이 다르지만 고객과의 대화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20대와 30대 미시, 그리고 20대의 딸과 같이 자리하는 어머니들이다.

내가 처음 옷을 만들기 시작할 때 가장 많이 듣던 이야기가 옷의 연령 타깃이었다. 어느 나이에 맞는 옷을 만들 것인가? 그것이 문제였다. 나는 여러 연령층이 좋아하고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당시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외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보면 옷의 분위기나 성격이 중요하지, 나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스타일과 감성의 옷인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세대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내 나이에 이 옷을 입어도...?’ 혹은 ‘어른들이 보면...?’ 등의 고정관념으로는 세대간 옷 차별을 만들뿐이다.

고객과의 만남은 이런 고정관념들이 점점 깨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자리이다. 40~50대의 고객들이 20대의 딸들과 같이 옷 입기를 원한다. 20대가 입는 데님, 나시탑, 색상이 강한 옷들을 그들도 입고 싶어한다. 그리고 마담존 층에서 쇼핑을 하는 것 보다 캐릭터 브랜드가 모여 있는 층이나 영캐주얼 층까지도 찾아 다닌다. 사이즈만 맞는다면 젊어 보이는 옷을 입고 싶다는 생각들인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난 여성들의 젊은 감성과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그들에게 어떤 사이즈라도 맞추어 주겠다고 약속하고 돌아온다. 한국의 아줌마들에게 말하고 싶다. 나이에 맞게 옷을 입는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 나이에 맞추어 보여지길 원하는 것이라고. 마음은 젊은데, 라고 말만 할게 아니라 젊게 살자고.

정구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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