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우승’을 꿈꾸는 개최국 포르투갈이 네덜란드를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포르투갈은 1일(한국시각) 리스본에서 열린 제12회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준결승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마니셰의 릴레이골에 힘입어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2-1로 물리치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1966년 월드컵 4강, 84년과 2000년 유럽선수권 4강에 이어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 84년 프랑스 이후 20년 만에 개최국 우승을 노리게 됐다.
2002한일월드컵 때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유로2004에서 우승할 경우 월드컵과 유로대회서 정상에 오른 최초의 감독이 된다.
이날 경기는 ‘황금세대’의 마지막 희망인 루이스 피구의 투혼과 호나우두, 데코 등 젊은 피들의 재능이 네덜란드의 화력을 잠재운 한판이었다. 파울레타를 원톱으로, 피구와 데코, 호나우두를 미드필드에 배치하는 4-2-3-1 전형을 채택한 포르투갈은 허리싸움에서 압도하면서 기선을 잡았다.
피구와 호나우두가 좌우를 오가며 날카로운 측면 돌파로 상대의 수비를 흔들던 포르투갈은 26분 데코와 호나우두가 선제골을 합작했다. 데코가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려주자 골지역 정면에 있던 호나우두가 방아찧기 헤딩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네덜란드는 2분 뒤 마르크 오베르마스가 에드가 다비즈의 왼쪽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겼고, 39분에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가 오베르마스의 패스를 받아 네트를 갈랐으나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
전반 내용면에선 포르투갈이 2,3골은 넣었어야 했다. 하지만 피구의 왼발슛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은 포르투갈은 13분 마니셰가 호나우두의 짧은 코너킥을 22m짜리 중거리슛으로 연결, 골을 추가했다. 네덜란드는 5분 뒤 상대 수비수 호르게 안드라데의 자책골로 따라붙었지만 추가득점에 실패, 유로2000에 이어 2회 연속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제2의 피구' 호나우두 1골1도움 원맨쇼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1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루이스 피구(32ㆍ레알 마드리드)의 후계자로 떠올랐다.
‘무서운 10대’ 호나우두는 1일 네덜란드와의 유로2004 4강전에서 헤딩 선제골과 마니셰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원맨쇼를 펼치며 피구의 대를 이을 적자임을 확인시켰다.
이번 대회전까지 A매치 6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호나우두는 당초 벤치멤버로 시작했으나 단 2경기 만에 주전자리를 꿰찼다. 조별리그 3차전 스페인전 부터 선발출장한 호나우두는 피구와 함께 종횡무진 좌우 측면을 오가며 상대 수비진을 무력화시켰고, 2골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97년 스포르팅 리스본에 입단한 호나우두는 인터 밀란과의 2002~03시즌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여름 세계최고의 명문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750만유로(약 230억원)의 거액 이적료를 받고 포르투갈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적하며 주목 받았다.
퍼거슨 맨체스터 감독이 그에게 데이비드 베컴의 등번호였던 7번을 부여할 정도로 기대주로 꼽혔고, 이번 대회를 통해 베컴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브라질 축구황제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와 이름이 같은 호나우두는 미국의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10대 루키 호나우두가 유로2004 결승전에서 새로운 월드스타로 탄생할 것 인지가 관심거리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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