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보문고가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15일) 온ㆍ오프라인 책 판매 현황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은 2.1%포인트 남짓 줄었고, 인터넷은 무려 57%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출판 불황”이라는 소리를 하도 들어 그런지 매출이 줄지 않은 게 다행스럽다 했다.하지만 이런 어려움도 그나마 대형서점나 누릴 ‘복’이다. 출판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서점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25% 감소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넉달 동안 서울시내 서점 변동을 조사한 결과 모두 42개(서울 전체 서점수의 8%)가 전업하거나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중소형 서점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인터넷 서점, 대형 할인매장, 홈쇼핑 등의 할인판매라는 카운터 펀치를 연타로 맞은 게 직접 원인이지만, 독서인구 감소에다 경기불황으로 서점들은 이미 골병 들대로 든 상태다.
실용서만 앞세우는 편향된 독서도 불황의 큰 병폐 중 하나다. 교보문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 점유율이 눈에 띄게 늘어난 분야는 ▲학습(1.15%포인트) ▲경제ㆍ경영(0.52%포인트) 뿐이다. 가장 대중적인 독서 장르의 하나인 소설의 매출조차0.32%포인트 줄었고 컴퓨터 서적, 사전류의 감소폭도 컸다. 최근까지 출판사들이 유일하게 믿던 어린이책마저 매출이 줄고 있다.
주머니돈은 떨어지고, 생계를 위해 꼭 필요한 책만 읽어야 하는 독자 사정이야 고달프기 짝이 없는 것이지만, 문제는 이것이 바로 편향된 출판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한때 돈 된다고 너도나도 자회사 세워가며 해외 어린이책 번역해 내기 바빴던 출판계는 요즘 질을 불문하고 처세서, 재테크책 만들기에 열심이다. 맨날, 어찌 불황만 탓하겠나?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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