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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그리스人, 그리스 문명…그리스 기행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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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그리스人, 그리스 문명…그리스 기행서 출간

입력
2004.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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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철학, 서구 문명의 근원, 민주주의의 요람, 지중해 푸른 물결과 작열하는 태양…제28회 올림픽 개막(8월13일)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최지 그리스 기행서가 잇따라 출판되고 있다.

‘꿈꾸는 여유, 그리스’(푸른 숲)는 여행가 권삼윤의 그리스 문화기행서. 책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은 그리스인이다. 그들은 밤 늦게까지 술 마시고 상대 영역을 간섭하지 않으며 일보다는 즐기는 삶에 치중한다. 마음 내키면 만나고, 만나서 좋으면 사랑하고, 그러다가 싫어지면 헤어진다. 속박을 거부하는 것이다.

책이 특히 관심 갖는 부분은 육체에 대한 그리스인의 생각이다. 곳곳에 남아있는 벌거벗은 인체 조각상도 그렇지만, 지금의 그리스인도 노출이 심하다. 저자는 그 이유를 그리스의 역사에서 찾는다. 도시국가에서 살았기 때문에 늘 전투에 대비했고, 신체단련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알몸으로 뛰고 달리고 던지는 올림픽제전이 그리스에서 시작된 것도 그 때문이며 그 전통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가는 곳 마다 눈에 띄는 공간이 예배당이다. 그리스 국민의 95%가 그리스정교를 믿으니 많을 수밖에. 예배당은 일상의 공간이다. 세례식, 결혼식, 장례식이 그곳에서 열린다. 고백하고 고민거리를 털어놓기 위해 들르는 곳도 예배당이다.

그리스 동쪽 에게해의 섬 산토리니. 깎아지른 벼랑과 하얀색 집. 셋이 걸어도 꽉 차는 길에 나귀와 말이 지나다닌다. 사람들은 이 섬을 ‘에게해의 진주’라고 부른다. 서쪽 이오니아해에는 이타카섬이 있다.

호메로스 시의 주인공 오디세이아의 고향이다. 이 책은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가거든 차 타지 말고 걸어다니라고 권한다. 인구 400만의 대도시이지만 박물관과 신전, 개선문 같은 유물 유적이 아크로폴리스 반경 3㎞ 안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의사당 앞 무명용사 무덤의 근위병 교대식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라고 한다.

한국외대 철학과 연구교수 장영란씨가 쓴 ‘아테네 : 영원한 신들의 도시’(살림출판사)는 아테네의 역사와 유적, 그리스 신을 통해 고대 그리스인이 생각했던 이상의 세계를 탐구한다. 그들은 아테네의 가장 높은 곳 아크로폴리스에 파르테논신전을 건설, 여신 아테나에게 바쳤다. 이 도시는 그래서 신의 도시일 수 밖에 없다.

책은 디오니소스극장을 통해 아테네 서사시인과 아테네 시민의식, 판아테나이코스 경기장을 통해 고대올림픽 제전을 각각 설명한다. 또 아고라광장에서는 고대 아테네의 민주제를 떠올리고, 필로파포스 언덕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생각한다.

‘아테네로 가는 길 : 한태규의 그리스 문화 기행’(민음사)은 그리스 대사를 지낸 한태규 외교안보연구원장의 문화기행서. 고대 그리스문명에서 현재의 학문, 제도, 사상의 뿌리를 찾으려 한다. 저자는 그리스 사람이 초급 영어는 못해도 고급 영어는 그리스어에 뿌리를 둔 단어가 많아, 시험을 잘 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기문화에 대한 그리스인의 높은 자부심을 소개한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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