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년 전 지구의 형태, 띠를 두른 독특한 대기로 이뤄진 토성에 대한 의문점이 풀릴까.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동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의 1일 토성 궤도진입 성공은 7년 간에 걸친 35억km 우주항해 끝에 일궈낸 과학의 또 하나의 빛나는 성과로 꼽힌다.
태양계에서 6번째에 위치한 토성은 목성 다음으로 큰 행성으로 적도 반지름이 지구의 9배에 달한다. 토성의 태양공전 궤도 반지름도 지구 공전궤도의 9.5배나 돼 토성의 1년은 지구의 29.5년에 해당한다.
미 우주항공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카시니호는 1일 오전 11시36분(한국시각) 로켓엔진에 점화, 96분 동안 엔진을 가동해 하강하는 속도를 줄여 토성의 중력을 이용해 오후 1시 12분 토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33억 달러가 투입된 카시니호의 토성 궤도 진입은 먼지와 얼음 입자 등으로 이뤄진 토성 고리들과 같은 면의 공전궤도에 안전하게 들어섬으로써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NASA과학자들을 환호하게 했다.
JPL의 줄리 웹스터 박사는 "완두콩 정도의 입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고리 구성 입자대를 통과한 카시니호는 현재 양호한 상태"라며 "카시니호는 궤도진입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엔진점화 작업을 완벽하게 이뤄냄으로써 무사히 궤도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시니란 명칭은 토성의 상징인 띠 가운데 검은 줄무늬의 이름에서 따왔다. 카시니호는 앞으로 4년간 토성 2만㎞ 상공에서 토성과 토성 31개 위성을 탐사해 지구로 자료를 전송할 예정이다. 카시니호는 특히 12월24일 토성 최대의 위성인 타이탄에 접근, 소형 탐사선인 호이겐스를 타이탄 표면에 내려보낸다.
유럽우주국(ESA)의 호이겐스 책임자인 장 피에르 러브레튼은 "카시니호는 전에 본 적이 없는, 45억년 전 지구와 닮은 세계로 우리를 데려다 줄 타임머신과 같은 것"이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토성의 독특한 대기와 31개에 달하는 위성들의 화학적 특성에 대한 탐사가 행성 형성과 생명체 발생 연구에 새 단서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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