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오지철 차관이 정동채 문화부 장관 임명 전에 그의 이름을 거론하며 사립대에 교수채용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오 차관은 1일 정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또 정 장관의 청탁개입 여부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해 결과가 주목된다.
성균관대 예술학부 정진수(60) 주임교수는 지난달 25일 청와대 인터넷 신문고에 올린 진정서를 통해 "업무관계로 몇 차례 만난 적 있는 오 차관이 (17일 오전) 집으로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해 이튿날 삼청동 커피숍에서 만났다"면서 "용건은 성균관대 교수 공개채용에 지원한 김모씨를 잘 봐달라는 인사청탁 이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며칠 뒤 김씨를 직접 만나 '누구를 통해 오 차관에게 청탁을 하게 됐는가'라고 물었더니 차기 문화부장관으로 내정된 정동채 의원을 통해 부탁했다며 오 차관과 똑같은 대답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대표적 친노(親盧) 인터넷 정치포털 사이트 '서프라이즈'를 운영하는 서영석씨의 부인이다.
정 교수는 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김씨에게 '오 차관이 당신 얘기하던데 무슨 관계냐'고 물으니 정 의원을 통해 부탁한 것이라고 하길래 '정 의원과는 어떤 관계냐'고 다시 물으니 남편과 아는 사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 차관에게) 정 의원의 문화부장관 내정이 확실하냐고 물으니, 거의 확실한데 청와대에서 결정하는 일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 "평소 문화중심도시 조성기획단 업무와 관련해 알고 지내던 김씨의 전화부탁을 받고 정 교수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했는데 이것이 인사청탁 문제로 비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씨에게서 전화를 받을 때 남편을 통해 정 의원을 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정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인사청탁 문제는) 해명조차 필요 없는 완벽한 명예훼손"이라며 "서영석씨는 친분을 나눌 정도는 아니며, 오 차관과도 몇 달간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대응하겠다"면서 법적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민정수석실에서 철저히 조사해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그에 근거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또 정 교수가 지난달 25일 진정서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수시켰는 데도 1일까지 이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 대변인은 "인사청탁에 대한 정 교수의 진정은 28일 사정비서관실로 이첩됐다"며 "그러나 사정비서관실에서 이를 확인하지 않아 오늘 아침 보도를 보고서야 진정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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