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가 안일하게 대처해 욕은 우리가 다 뒤집어 쓰고 있다." "지도부에서 전화 한 통 없었는데, 잘 될 리가 있나." 30일 오전 열린 우리당의 초재선 의원 10여명이 모인 자리는 곧장 지도부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했다.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에서 보인 지도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체포 동의안 부결 여파가 신기남·천정배 체제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분양가 원가 공개, 이라크 파병 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지도력 부재가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체포 동의안 처리마저 방치하다시피 해 당 안팎에서 비판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장선 의원은 "체포 동의안 처리의 중요성을 한 두 번 말 했었냐"며 "첫 시험대였는데, 당론을 정하지 않은 것 자체가 너무 안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한나라당에서 3명이나 반대질의 했는데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지도부의 무기력한 대처를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도 "원구성 협상에서도 밀렸다"며 "지도력 부재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기남 천정배 체제의 근본적 한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투표를 통해 의장이 됐다면 힘을 얻을 수 있겠지만, 승계한 의장으로서의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다시 당을 추스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현 지도부가 처한 위기 상황을 단적으로 말했다. "지도부가 무슨 얘기를 하면 의원들이 '우리 지도부가 저런 말씀을 하셨다'가 아니라 '누가 저런 얘기하나 보다' 정도로 여긴다." 신·천 체제가 좌초의 기로에 들어선 분위기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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