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브랜드의 시대다. 단순히 기업이나 상품의 이름 또는 마크 차원을 벗어나 브랜드는 바로 기업의 얼굴이요, 경영의 핵심이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구매하고, 브랜드를 통해 욕구를 실현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에 몰리는 것은 아마존이 책값이 싸거나 구입이 수월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아마존이기 때문"이라는 아마존닷컴 제프 베조스 회장의 말은 브랜드의 현대적 의미를 꿰뚫고 있다. "브랜드야말로 기업의 생명이다. 브랜드나 회사명은 품질을 보증한다"고 말한 소니의 창업자 아키오 모리타 역시 브랜드에 대해 선구적 혜안과 철학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비즈니스위크가 발표한 '세계 100대 글로벌 브랜드'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가 704억달러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651억달러, IBM 517억달러로 2,3위를 차지했다. 제너럴일렉트릭(423억달러) 인텔(311억달러) 노키아(299억달러) 디즈니(292억달러) 맥도널드(264억달러) 벤츠(210억달러) 소니(139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삼성이 108억달러로 25위에 올라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들었다. 삼성은 올해 브랜드 가치를 125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최고의 수단으로 스포츠 마케팅이 각광 받고 있다. 유럽의 월드컵인 '유로2004'에 거액을 지원한 현대자동차는 세계 축구팬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고 있다. 세계자동차 '톱5' 진입을 목표로 내세운 현대는 아테네올림픽조직위 자동차부문 스폰서에 이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본고장 자동차기업들을 제치고 공식후원업체로 선정돼 시기어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아테네올림픽의 공식파트너인 삼성전자도 전세계 34개 도시를 순회하는 성화봉송과 휴대폰으로 경기상황을 실시간 제공하는 'WOW(Wireless Olympic Works)'서비스로 톱 브랜드 이미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 국가에도 브랜드가 있다. 경제력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가치는 20위권에는 올라야 할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부 상품과 스포츠분야에서의 선전이 국가 이미지를 높여주고 있지만 끊임 없는 정쟁, 꼬리를 무는 사건·사고들, 격렬한 노사분규 등은 국가 이미지를 깎아 내리고 있다.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2002년 월드컵 때 붉은악마가 거둔 효과는 이례적이다. 스포츠 스타나 기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이제 정부도 국가 브랜드 제고에 관심을 가질 때다.
/방민준 논설위원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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