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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만 팔리는 이유 있었네/홈쇼핑 불황속 속옷매출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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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만 팔리는 이유 있었네/홈쇼핑 불황속 속옷매출 '쑥쑥'

입력
200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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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과 속옷은 찰떡궁합?”소비 부진으로 사상 첫 매출 감소를 기록하고 있는 홈쇼핑 시장에서 속옷만은 매출이 신장세다. LG홈쇼핑은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속옷 브랜드인 ‘베르데 베로니카’1주년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1년만에 80억원 매출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하자 앞으로 판촉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10개의 여성 속옷 브랜드를 판매하는 LG홈쇼핑은 4~6월 속옷 매출이 지난해보다 20%나 성장했다. CJ홈쇼핑도 3월부터 월 매출이 10%씩 상승해 5월엔 연초대비 30%, 지난해 동기대비 10% 이상 늘었다. ‘피델리아’나 ‘르페’ 같은 브랜드는 방송을 하면 1시간에 3억원을 후딱 벌어들인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홈쇼핑에서 유독 속옷만 강세인 이유는 뭘까. 먼저 홈쇼핑 속옷이 날로 고급화하고 있다는 점이 첫 이유다. 2년 전 CJ홈쇼핑이 유명디자이너 이신우의 브랜드 피델리아를 처음 기획하면서 시작한 고급화 전략은 올 들어 매우 두드러졌다.

CJ홈쇼핑은 피델리아를 프랑스 울프사의 로지와 제휴, ‘피델리아 위드 로지’로 업그레이드하며 가격을 종전 배에 가깝게 올렸다(4종세트 19만8,000원). 이에 앞서 영국제 ‘막스 앤 스펜서’,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엔카르타’도 판매를 시작했다. LG홈쇼핑 역시 베르데 베로니카, ‘르 메이유’ 등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다.

LG홈쇼핑 이너웨어팀 김기동 부장은 “처음 속옷 브랜드를 판매했을 때만 해도 한두번 빨면 흐늘흐늘해지는 저가상품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 불만을 적극 수용, 일정 정도의 질이 보장되는 제품을 내놓아 까다로운 30대 여성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경쟁력은 여전히 백화점에 비하면 가격이 월등히 저렴하다는 점. 아무리 비싸도 4종세트에 15만9,000원~18만9,000원이라는 가격은 백화점에선 2세트를 사기에도 빠듯하다.

올해 불어 닥친 노출패션도 속옷 인기에 한 몫 했다. 가슴이 깊이 파이고 어깨가 드러나는 노출패션, 속옷 같은 겉옷을 입는 란제리 룩이 유행하면서 가슴이 커 보이도록 몰드가 들어간 브래지어, 장식용 어깨끈을 탈부착할 수 있는 브래지어, 속옷선이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팬티 등 홈쇼핑 판매품목이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제조업체에겐 이 같은 홈쇼핑 브랜드가 ‘애물단지’에 가깝다. 홈쇼핑 브랜드를 생산, 납품하는 비비안과 좋은사람들의 관계자는 “아무리 고급 브랜드라도 홈쇼핑 가격은 한계가 있어 마진폭을 줄여가면서 가격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홈쇼핑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감안해 이 시장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홈쇼핑에는 당분간 여성 속옷이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한국여성 반응 놀라워"-'베르데 베로니카' 수석 디자이너 로잔나 안살로니

“유럽엔 홈쇼핑이라는 개념도 모호할 정도로 홈쇼핑이 일반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엔 우려가 컸어요. 이처럼 반응이 좋을 줄은 미처 상상하지도 못했죠.”

LG홈쇼핑의 초청으로 방한한 ‘베르데 베로니카’의 수석 디자이너 로잔나 안살로니(51)는 순식간에 소비자 반응이 나타나는 한국의 홈쇼핑 판매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유럽 여성들이 직접 입어보지 않고 옷을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며 “아마도 다소 부끄러워하는 한국 여성의 특성상 매장에서 속옷을 고르는 대신 집에서 TV로 보고 주문배달하는 것을 선호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지난 밀라노 컬렉션에서 진주 박힌 600유로(약 80만원)짜리 속옷을 선보인 ‘베르데 베로니카’는 고 다이내나 영국왕세자비, 캐롤라인 모나코 공주, 할리우드 스타 니컬 키드만이 입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안살로니는 “아직까지 한국에선 가장 베이직한 디자인이 반응이 좋지만 유럽에서 속옷은 겉옷처럼 패셔너블한 색, 디자인 중 골라입는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안살로니는 여름 노출패션을 위한 속옷 연출법에 대해 조언했다. 먼저 어깨끈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어깨끈이 아예 없거나 보석끈이 달린 브래지어를 입으면 엘레강스한 노출패션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

둘째는 짧은 삼각형 팬티가 아니라 사각형 퀼로트를 입어야 속옷선이 드러나보이지 않는다. 단 골반바지 위로 팬티가 드러나 보이는 일이 없도록 골반까지만 걸쳐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안살로니는 “부드러운 소재의 기억형상 패드를 이용, 진짜 같은 가슴을 연출하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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