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부진으로 점포당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때 반대로 풍성해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백화점마다 늘고 있는 자선행사다. 과거에는 재난 등 특정사건이 발생할 경우 비정기적으로 실시되던 자선행사가 정기적인 자선행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엄청난 긍정적 변화이다. 이제 비로소 백화점의 제 역할 찾기가 시작됐다는 뜻이기도 하다.백화점이 여타 기업보다 사회공헌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는 이유는 바로 소비재를 판매하는 유통업체이기 때문이다. 즉 백화점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인 소비자와 쇼핑을 매개로 대면관계를 갖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자선활동을 할 수 있고, 파급효과 또한 크다.
올해부터는 한국백화점협회도 자선행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협회 창설 20년만에 ‘사랑의 헌혈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한 예다. 과당경쟁의 시대를 넘어 모든 백화점들이 혈액부족 사태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봉사와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려는 것이다.
백화점별로 보면 현대백화점의 경우 고소득층의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지난 3월부터 월 2회 자선장터인 ‘그린마켓’을 여는데 의류, 잡화, 생활용품 등 고객들이 기증한 상품을 싸게 팔고 판매금액 전액은 홀트아동복지회 등 사회자선단체에 전액 기증한다.
‘그린마켓’에 활발히 참여하는 수십명의 초우량고객들은 중고 명품에서부터 각종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활발히 기부를 하고 있다.
신세계도 사랑의 헌혈 캠페인을 열고 이를 통해 모은 2,531장의 헌혈증서와 860만원의 후원금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했다. 롯데백화점도 환경가치경영을 모토로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진행해 나간다고 한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95% 이상이 국내에서 생산된 중소기업의 제품이지만 백화점이 호화사치의 대명사로 오인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 백화점들이 자선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만큼은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정당한 의미를 부여 받았으면 한다. 또한 고객과 사회로부터 편견 없이 사랑받는 백화점의 모습도 그려본다.
/김인호 현대백화점 유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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