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기지 이전이 한미간 합의된 상태에서 공사가 강행돼 문제가 됐던 용산기지 내 주한미군 숙소용 아파트가 당초 발표와는 달리 한국 정부의 예산으로 완공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30일 미군 전문지인 성조지에 따르면 농구장과 바비큐 파티장, 지하주차장, 첨단 보안시스템을 갖춘 미군 숙소용 아파트(5층짜리 2개동)의 준공식이 28일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 영내에서 열렸다.
성조지는 이 아파트 건립비용 286억원을 전액 한국이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국 국방예산에서 주한미군에게 지원되는 방위비 분담금 가운데 군사시설 건설 항목으로 아파트를 건축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1990년 한미 양국이 용산기지를 이전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2001년 12월 공사계획이 알려지면서 미군이 용산기지에 영구주둔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들이 "미군의 영구주둔 기반시설을 한국 돈으로 건설해주는 것이 아니냐"며 건립비용의 재원을 밝히라고 요구하자 양국은 2002년 2월8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 미국의 예산으로 짓는 것"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51년 10월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약 100명을 사살한 제1기갑사단 소속 로이드 버크 중위의 이름을 따 '로이드 버크 타워'로 명명된 이 아파트는 44평형 80가구, 50평형 36가구, 56평형 2가구로 이뤄져 있다. 성조지는 이 아파트가 자연채광시스템, 미국산 나무 바닥, 실내온도 자동조절장치 등 초호화 시설을 갖춰 용산기지에 근무하는 미군들이 탄성을 질렀다고 전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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