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말 현재 삼성그룹의 부채비율이 100% 이하로 내려감에 따라 조만간 삼성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자총액제한 대상 기업집단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그러나 공정위가 이미 국회에 제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부채비율 100% 이하 집단을 출자총액제한 예외로 인정하는 규정을 삭제, 새로운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는 내년 4월부터는 삼성이 다시 출자총액제한 대상 집단으로 편입될 것이 확실시 된다.3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54개 삼성 계열사의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삼성의 부채비율은 84%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삼성은 출자총액제한 예외 기준(부채비율 100% 미만)을 충족, 계열사에 대한 출자를 순자산의 25% 미만으로 규제한 출자총액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삼성 관계자가 이와 관련, "이르면 7월초 출자총액제한 예외 지정 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고, 공정위도 "삼성이 예외 지정 신청을 낼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심사해서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7∼8월 중 삼성이 출자총액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 확실시 된다.
그러나 삼성이 출자총액제한 대상에서 제외되더라도 '재벌에 대한 정부의 가장 대표적 규제에서 벗어났다'는 상징적 의미 이상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우선 삼성은 내년 4월부터 다시 출자총액 규제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삼성이 부채비율을 낮춰 출자총액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6월 국회에 제출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이유로 '부채비율 100% 미만 기업'을 예외로 인정하는 규정을 빼는 대신 재벌총수의 실제 지분과 행사지분의 괴리율 등을 기준으로 출자총액제한 대상을 지정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의 괴리율이 비교적 큰 것을 감안하면, 삼성이 내년 4월에는 규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도 출자총액 예외인정이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재계가 투자의 걸림돌로 출자총액제한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외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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