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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증후군, 막을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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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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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 집 안의 가구, 생활용품 등에서 나오는 화학물질로 인해 눈ㆍ코ㆍ목 등의 점막에 자극이 오거나 두통, 피로감, 집중력 감퇴, 피부나 심장의 과민반응 등이 나타나는 현상.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과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원인 물질로 꼽힌다.

환경부가 지난달 24일 새집증후군으로 아토피 피부염을 앓은 아이의 가족에게 처음으로 303만원의 배상판결을 내렸다. 책임 여부는 논란거리이지만 새집증후군이 피부염, 천식, 두통 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새 집 마련에 마음이 부풀기에 앞서 새집증후군은 어떻게 할지 걱정할 때인 것이다. LG화학 박규석 산업재사업본부장은 “친환경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로 관련 업계는 긴장하며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공부터 입주까지 새집증후군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1]시공-천연 소재 벽지·접착제를

새집증후군을 확실하게 막으려면 시공단계에서 손을 써야 한다. LG화학의 ‘LG베스트빌 소리잠’ ‘LG모젤벽지 프로포즈’가 4월 처음으로 환경마크 및 친환경품질인증 최우수등급을 획득한 데 이어 숯 바른 한지(미래챠콜 ‘참숯건강방 초배지’), 접착제가 필요없는 바닥재(동화기업 ‘클릭마루’), 광촉매와 은나노 성분을 코팅한 마루(한솔홈데코 ‘한솔락 플러스’) 등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가격은 바닥재 평당 10만원대, 벽지는 평당 9,000원~10만원까지 다양하다. 단 좋은 벽지라도 시공할 때 친환경 접착제를 쓰지 않으면 소용이 없음을 기억할 것.

[2]입주전-집안 곳곳 '광촉매 코팅'

최근 가장 각광받는 방법은 광촉매 코팅’이다. 독성물질을 분해하는 광촉매물질(이산화티탄)을 벽 천장 바닥 등에 뿌리는 것이다.

현대종합상사(www.hyundaicorp.com), 엔비넷(www.envinet.co.kr), 내추럴코트(www.naturalcoat.com), 삼양디엔씨(www.ecoteam.co.kr), ㈜이앤비코리아(www.enbkorea.com), 선한M&T(www.esunhan.com), 나노스코리아(www.nanok.co.kr) 등 많은 업체들이 광촉매 코팅 시공을 한다. 시공가격 평당 2만~5만원.

한번 코팅하면 10년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효과는 논란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규모가 있는 시공사를 고르는 게 좋다.

[3]입주준비-친환경 가구를 골라라

흔히 사무실보다 아파트가 더 문제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가구다. 가구에서 MDF, PB 같은 보드소재, 비닐표면재, 페인트, 접착제, 화공처리한 가죽 등이 원흉이다. 가능한 한 가공이 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리바트(www.livart.co.kr)는 최근 가구업계 최초로 환경마크를 받은 친환경 가구 11개 모델을 선보였다. 무늬목 보존제인 포르말린을 전혀 쓰지 않고, 표면재에서 비닐을 뺐으며, 접착제와 도료를 천연원료로 바꿈으로써 독성물질의 방출량을 기준치 이하로 낮췄다.

3일~8월15일 환경마크를 받은 가정용가구 ‘네이처’(10.5자 장롱ㆍ서랍장ㆍ침대 세트 257만3,000원)를 구입하면 주방가구 상품권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벌인다.

광촉매를 바른 조명기 ‘크린라이트’(금호전기), 광촉매 바른 ‘공기청정 선풍기’(청풍)등도 나와있다.

[4]입주 후-공기청정기·식물도 도움

집이나 벽지, 가구를 바꿀 시기는 이미 놓친 경우가 많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사실 가정에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은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음이온, 헤파필터, 워터필터, 전기집진판 등 다양한 종류의 공기청정기가 폭넓은 가격대로 팔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기정화기는 독성물질 자체를 막거나 분해하지는 않으며 흡착해 걸러내는 역할을 하므로 필터를 자주 갈아주는 게 생명이다.

최근 출시된 ㈜힐올(www.heal-all.co.kr)의 공기정화기 ‘끌레’는 이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국과학기술원(KIST) 청정연구센터 조영상 박사팀이 기술 개발한 ‘끌레’는 촉매반응을 통해 새집증후군 원인물질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힐올 관계자는 “5,000PPM 농도의 포름알데히드를 12시간만에 55% 제거(광촉매 제거율 15%)하는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됐다”며 “3일이면 25평 아파트를 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9만9,000~12만9,000원.

이도 저도 귀찮다. 하지만 뭔가는 하고 싶다. 그렇다면 화분을 들여놓자. 잎 큰 식물이 공기정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고니아나 싱고니움, 또는 동양란 화분에 숯덩이를 하나 얹어둔다면 1만~2만원으로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철저한 환기 우선/전문가 조언

수많은 새집증후군 방지 제품 중 과연 어떤 방법이 믿을만할까. 한양대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 노영만 소장은 “기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어떤 제품이 새집증후군 방지에 효과적인가를 엄격하게 따지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며 아래와 같은 몇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먼저 가장 근본적 해결책은 시공단계에서 손을 쓰는 것이다. 노 소장은 “7,000종이나 되는 건축자재를 모두 바꾸긴 어렵지만 일단 벽지와 바닥재, 시공 때 쓰는 접착제를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노 소장은 “하지만 현재 소비자 입장에선 환기를 잘 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즉 환기시설을 갖추고 자주 창을 열고 공기청정기를 쓰는 것이다.

공기청정기에도 함정이 있다. 노 소장은 “필터, 효소 등을 사용하는 공기청정기는 자주 갈아주지 않을 경우 오히려 2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낭패다”라며 “공기청정기를 구입할 땐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필수”라고 말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광촉매 코팅에 대해선 “광촉매가 독성물질을 분해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광촉매를 활성화하는 자외선이 실내에 얼마나 많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노 소장은 “가시광선으로 활성화하는 광촉매의 경우 독성물질을 30%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오히려 믿을만하다”고 말했다.

노 소장은 광촉매가 포함된 공기청정기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는 “광촉매가 기능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촉매작용을 할 수 있을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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