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1일 아침 버스를 중심으로 서울의 대중교통체계가 확 달라졌다. 유사 이래 처음인 이번 개편은 '교통혁명'으로 불릴 만큼 대대적인 것이지만 당분간 시민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낭패를 피하려면 출근길에 노선버스 소책자 등을 챙기고 정류소 도우미들에게 노선안내를 받자. 개편 첫날 아침 반드시 기억해야 할 '6계명'을 정리했다.
●버스노선, 종류 확인
과거의 버스 번호는 잊자. 새 번호는 서울시 홈페이지(http://bus.seoul.go.kr)에서 노선별로 상세하게 검색할 수 있으며, 서울시 버스체계개선반(02-3707-8521∼5)이나 버스운송사업조합(02-414-5005), 교통방송(080-800-5656) 등으로 문의해도 된다.
자신이 살고 있거나 자주 다니는 곳의 권역번호를 외워두면 버스번호만 보고도 운행경로를 유추할 수 있다. 간선버스 세 자리수는 순서대로 '출발지-도착지-일련번호', 지선버스 네 자리수는 첫번째와 두번째가 각각 출발지, 도착지이고 마지막 두 자리수가 일련번호다.
●하차 때도 꼭 카드 찍으세요
무료 환승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승차 때뿐 아니라 하차시에도 단말기에 카드를 체크해야 한다. 이를 잊고 하차하면 다음 교통수단을 갈아탈 때 하차정보가 입력돼 있지 않아 기본요금(800원)을 다시 내야한다. 카드 단말기는 버스 뒷문 오른쪽 기둥에 부착돼 있다.
●버스중앙차로 구간 U턴 금지
1일 아침 개통되는 버스중앙전용차로는 도봉·미아로(15.8㎞), 강남대로(4.8㎞), 수색로(6.8㎞) 등 3곳. 이곳에서는 U턴이 절대 금지되므로 운전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일반도로와 달리 1차로쪽(운전자의 왼쪽방향)에서 보행자가 차도로 나오는 등 운전환경도 달라진 만큼 버스중앙전용차로 구간을 달릴 때 서행하는 것도 잊지 말자.
●기존 교통카드도 쓸 수 있어요
새로 도입된 티-머니카드는 30일 저녁부터 시내 지하철역(국철 전철역 제외)과 버스정류장 등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기존카드와 기능상 차이가 없는 보급형(1,500원)이 우선 판매되고 마일리지 포인트 등의 추가 서비스가 가능한 고급형(2,500원)은 10일부터 시판된다. 구형 교통카드와 신용카드 겸용 교통카드도 2008년까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30분 이내에 환승하세요
기본거리 10㎞ 이내 환승이 무료라고 해서 무작정 이곳 저곳을 들러서는 안 된다. 환승으로 간주되는 시간은 단 30분뿐. 30분이 넘으면 무료 환승혜택을 받을 수 없다.
●현장의 노선 도우미 이용하세요
시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1일과 2일 4,800여 버스정류장에 9,372명의 버스안내 도우미들이 배치된다. 아르바이트생들과 시 공무원들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달 29일부터 현장에서 버스안내 어깨띠를 두르고 노선현장 문의를 담당하고 있다. 정류소에서 도움이 필요한 승객은 도우미에게 도착 장소를 얘기하면 정확한 환승정보와 버스번호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설익은 첫발"
서울 교통체제 개편이 서울시가 2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준비해온 것이지만 개편이 아직 설익은 작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도버스와의 환승호환 무산, 난해한 노선개편에 대한 홍보미흡, 버스중앙전용차로 혼잡우려 등 풀지 못한 숙제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버스승객들의 피부에 가장 크게 와 닿는 문제점은 경기도 버스와의 요금통합 무산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무료환승 도입으로 손해를 보게 될 경기도 버스업체에 보전해줄 손실분 부담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경기도가 서울시에 손실분을 부담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이를 시가 받아들이지 않아 서로 다른 요금체계를 운영하게 된 것.
이로써 경기도에 살고있는 승객이 경기도업체 버스를 타고 서울시내에서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탈 경우 환승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서울시로 출근하는 승객의 경우 경기도업체의 버스를 타면 환승을 할 때 결국 서울시업체 버스를 탈 때보다 손해를 보게 된다"며 "이른 시간 안에 환승호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와 경기도가 협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개편의 두 번째 숙제는 홍보 부족이다. 시는 노선개편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총289만개의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부터 반상회 등을 통해 충분한 개편홍보를 마쳤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직접 가정으로 발송되는 노선자료가 일반주택의 경우 유실된 경우가 많았고 백화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의 집중홍보가 초기계획처럼 충실히 이뤄지지 못했다.
신림동의 고모(26)씨는 "아파트단지에는 홍보물이 배달됐다고 하지만 다세대주택 등에는 아직까지 단 한 장의 노선도도 오지 않았다"며 "주로 버스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살고 있는 일반주택가에는 제대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출근길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밖에도 버스중앙전용차로는 일반차량의 좌회전과 유턴이 어려워 교차로구간 등에서 큰 혼잡이 예상되는 등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는 게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