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시에(사진)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9일 "한국은 정치적 마비상태(political paralysis)로 인해 경쟁력 있는 신규 산업의 부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반반이며, 한국은 중국이 연착륙한다면 내년 4.3% 성장하겠지만 경착륙한다면 성장률이 3.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앤디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중국: 지속적인 성장 기회, 경착륙인가 연착륙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 금융계에 중국시장을 가장 잘 예측한 중국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한국은 현재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대체할 만한 경쟁력 있는 신규 산업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라며 "한국의 수출 증가도 경쟁력 향상보다는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근 수출 급증은 한국 기업이 중국의 자사 공장에 판매한 중간재 등이 수출로 집계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중심의 의식을 버려야 한다"며 "서비스산업이 향후 경제를 이끌어 가는 핵심부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과감하게 서비스 시장을 개방한다면 한국경제의 전망은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긴축정책과 관련, 그는 "중국 경기는 내년 3·4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2007년부터 서서히 회복, 2008년부터는 상당히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위기가 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올림픽이 중국 경제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 경착륙 여부와 관련해서 그는 "경착륙과 연착륙 가능성은 50대 50이며, 앞으로 3∼4개월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은 올해 4.9%, 내년 4.3%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경제가 경착륙 한다면 한국의 성장률은 1%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 말까지 총 3% 포인트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며 "미국의 소비감소와 중국 투자자금의 미국 회귀 등으로 중국의 대외수출에 타격이 클 것이며 이 경우 한국경제도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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