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과 울분을 도통 풀 수 없는 김선일씨 피살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우울합니다. 전국이 애도의 물결로 넘치고 모두가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분통이 터지고 정부가 왜 있는지 심각한 회의를 품게됩니다. 인명을 투쟁수단으로 삼는 잔혹한 테러리스트들을 당장 응징해야한다는 마음도 떨칠 수 없습니다.이 와중에 두번 눈물을 흘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여행, 레저업계입니다. 침체된 내수경기로 가뜩이나 여행과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줄어드는 차에 김선일씨의 소식으로 업계에 더욱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색을 할 수 없습니다. 예년 같으면 여행을 많이 가자고 캠페인이라고 펼치고 싶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닙니다. 괜한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런 말도 합니다. 이런 시기에 우리 시설을 이용해달라는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보내는 것이 개인적으로 부끄럽기까지 하다구요. 하지만 주어진 일이기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계획했던 다양한 여행이벤트를 취소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여행을 취재하는 기자의 입장도 비슷합니다. 정해진 지면을 꾸며나가야 하는 관계로 주변 분위기에 이끌려 기사를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민 정서상 이번 주 여행면은 쉽니다’라는 사고를 낼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사실 왁자지껄하고 흥청망청하는 관광여행이 아니라면 길떠나는 것을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듯 일상을 더욱 충실하고 겸허하게 이어나가면 되는 거죠.
여행을 떠나거나 준비하는 분에게 이런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떠나기로 했다면 가서 열심히 즐기고 오라고 말입니다. 대신 그 기간 동안 잠시만이라도 김선일씨의 명복를 비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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