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의 전우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조국의 바다를 지키겠다는 커다란 외침은 아직도 우리 귓가에 살아있습니다."2002년 6월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고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 등 6명의 넋을 기리기 위한 2주기 추모식이 열린 29일 오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서양원 2함대사령관이 추모사를 읽어 내려가자 자식과 형제를 바다에 바친 유가족들과 당시 동료를 잃은 생존 장병들은 끝내 오열했다.
이날 추모식은 유가족과 문정일 해군 참모총장, 해군 장병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에 대한 경례,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대독, 추모사, 헌화 및 분향 등 순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장승학 해군 인사참모부장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희생자 6명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디딤돌이 되었다. 다시는 이와 같은 희생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 은택(58)씨는 추모식이 끝난 뒤 아들의 얼굴이 새겨진 청동부조 앞에 앉아 직접 적은 추념사를 꺼내 들었다. "엄마, 아버지는 너의 짧은 인생, 못다한 꿈을 위로하며, 가끔 세상을 원망하며 마음을 달랜다. 못한 말은 꿈에서라도 만나 얘기하고 네가 선물한 술로 축배라도 들어보자."황씨는 한동안 전적비를 떠나지 못한 채 아들의 얼굴을 계속 쓰다듬었다.
당시 부상한 이희완 대위(현 해군사관학교 해양연구소)는 "시대가 흐르고 변해도 서해교전 전사자들이 잊혀지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며 고인들의 영정 앞에 경례를 올렸다.
갑판장이었던 이해영 상사(해군2함대 예비군 교육대)는 "먼저 가신 여섯 전우들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전우애를 늘 가슴속에 품고 그들의 몫까지 두 배로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6월29일 오전 10시께 서해 연평도 14마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서해교전으로 우리측 참수리 357호 함정이 격침되고 6명이 전사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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