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가 막강화력을 과시하며 막차로 4강에 합류했다.체코는 28일(한국시각)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8강전에서 얀 콜레르와 밀란 바로스(2골)의 릴레이골에 힘입어 덴마크를 3-0으로 일축하고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유로2004 패권은 포르투갈-네덜란드, 체코-그리스의 4강대결로 압축됐다.
76년 이후 28년 만에 정상에 도전하는 체코는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체코의 체력과 집중력 앞에 덴마크는 적수가 못됐다. 이날 승리까지 체코는 이번대회 참가팀 중 유일하게 4전 전승(예선 포함 9연승)을 거둔 팀이 됐다.
전반에 덴마크의 거센 공격을 톱니바퀴 같은 수비 조직력으로 막아낸 체코는 후반 체력의 우위를 앞세워 공세로 전환, 3골을 몰아쳤다. 4분 ‘키다리’ 스트라이커 얀 콜레르(203㎝)의 헤딩골로 선제골을 뽑은 데 이어 18분과 20분에는 ‘킬러’ 밀란 바로스가 연속 2골을 잡아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단일국가로 독립한 후 3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체코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유럽 최정상의 팀으로 부상했다. 예선에서도 네덜란드를 2위로 밀어내고 무패(7승1무)로 본선에 직행, 일찌감치 4강 후보로 꼽혔다.
체력 조직력 개인기 전술 등 흠 잡을 데가 없는데다 카렐 브루크너 감독의 지휘아래 끈끈한 조직력까지 갖춰 전성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유로96 준우승 멤버인 30대의 네드베드, 포보르스키, 스미체르 등과 바로스, 로시츠키 등 20대 초반 신예의 호흡이 환상적이어서 체코가 독일 네덜란드가 버티고 있는 ‘죽음의 조’를 상흔 없이 통과하게 한 밑거름이라는 분석이다.
얀 콜레르의 제공권과 밀란 바로스의 스피드가 조화를 이룬 투톱은 10골 중 7골을 합작할 정도로 유럽 최강의 창으로 꼽힌다.
이밖에 포보르스키의 자로 잰듯한 크로스, 지난해 유럽최고의 선수에 선정된 네드베드의 중원 장악력 등에 브루크너 감독의 용병술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이번 대회 우승후보 영순위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바로스 '동유럽의 마라도나'
유로 2004는 웨인 루니(잉글랜드)에 이어 또 하나의 별을 탄생시켰다.
28년 만의 우승을 넘보는 체코의 저격수 밀란 바로스(22ㆍ리버풀)가 주인공. 28일 열린 덴마크와의 8강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골을 뽑아내며 5골을 기록,루니와 루드 반 니스텔루이(이상 4골)를 제치고 득점 선두에 나섰다. 바로스는 이날 후반 2분 간격으로 골키퍼를 넘기는 재치 있는 로빙슛과 캐넌슛으로 덴마크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바로스는 이로써 조별리그부터 4경기 연속골과 함께 팀득점 10골 중 절반을 뽑아내 리버풀의 팀 동료인 마이클 오언(잉글랜드)을 능가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바로스는 A매치 29경기에서 21골(경기당 0.72골)을 기록하는 가파른 득점행진으로 체코 축구사를 다시 쓰고 있다.
그러나 바로스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현란한 개인기로 ‘동유럽의 마라도나’로 불리며 상승가도를 달렸지만 지난해 9월 블랙번전에서 발목뼈가 부러지는 중상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 2월 복귀한 뒤엔 제라드 훌리어 감독의 눈밖에 나며 벤치멤버로 전락, 지난시즌 2골에 그쳤다.
바로스는 “이번 대회에서 4골을 추가, A매치 통산 20골을 채우는 것이 목표였다”며 “대회 전 누가 나에게 5골을 넣을 것 이라고 예언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승까지 최대 2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바로스가 84년 미셸 플라티니가 세운 5경기 연속골 및 최다골(9골)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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