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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근 인천 팔미도 등대장 정년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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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근 인천 팔미도 등대장 정년퇴직

입력
2004.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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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평생을 등대에 바쳤지만 후회는 조금도 없습니다. 어둠을 헤치고, 망망대해를 밝혀주는 영원한 '한줄기 빛'이 되고 싶습니다."인천 앞바다 등대에서 불을 밝히던 20대 청년은 어느덧 해풍에 주름이 깊게 패인 60세 노인이 됐다. 인천항 팔미도 등대장 허 근(60)씨. 그는 30일이면 정년퇴직과 동시에 33년간의 등대지기 생활을 마감하고 뭍으로 돌아간다. "팔미도 등대는 1903년 첫 불을 밝힌 우리나라 최초의 '바다 지킴이'입니다. 폭풍우를 견뎌낸 이곳에서 정년을 맞게 돼 감회가 깊습니다."

허씨가 등대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것은 71년 9월. 당시 교통부 해운국(해양수산부 전신)에 근무했던 사돈의 소개로 등대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뒤 인천시 옹진군 부도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바다 길잡이 역할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초기에는 등대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경유 두 통을 지게에 짊어지고 가파른 야산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려야 했다.

"그때는 꼬박 세끼를 손수 지어서 먹어야 했지요. 특히 하루 5차례씩 풍향, 파고 등을 체크해 기상 관측 결과를 기상대에 보고해야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지요."

허씨는 그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때려치우고 육지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내가 없으면 누가 불빛을 밝혀 주랴"하는 마음의 소리를 떨쳐버리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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