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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47>캐서린 헵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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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47>캐서린 헵번

입력
2004.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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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29일 미국 영화배우 캐서린 헵번이 96세로 작고했다. 파킨슨씨병으로 만년이 힘들었다. 그러나 그의 농익은 연기와 빛나는 지성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영화 팬들의 기억 속에 살아있을 것이다. 연극무대에서 출발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진출한 캐서린 헵번은 반세기 가까운 영화 활동을 통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네 차례나 받았다. 수상작은 '모닝글로리'(1933) '초대 받지 않은 손님'(1967) '겨울의 라이언'(1968) '황금연못'(1981)이다.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열 두 번에 이른다.아홉 작품에 함께 출연한 스펜서 트레이시는 헵번의 오랜 연인이었다. 헵번은 트레이시 외에도 캐리 그랜드, 험프리 보가트, 제임스 스튜어트, 진저 로저스, 헨리 폰다 등과 함께 여러 차례 공연했다. 헵번은 영화계에 들어온 뒤에도 연극 무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셰익스피어 무대에 가장 많이 오른 미국 여배우였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에도 더러 얼굴을 내밀었다.

독립적이고, 지적으로 견고하고, 정력적이고, 여성주의적이고, 리버럴하고, 어기찬 민주당 지지자였다는 것이 헵번의 이미지다. 심리학 박사학위를 지닌 배우라는 선입견을 걷어내고 보더라도, 캐서린 헵번의 어록은 만만치 않은 지적 통찰로 채워져 있다. "프로이트는 미국에 불건전한 영향을 끼쳤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자기규율이다"라거나, "연기라는 것은 하찮은 재능이다. 연기를 잘 한다고 노벨상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셜리 템플은 불과 네 살 때 완벽하게 연기를 해낼 수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거나, "남자와 여자라는 것이 정말 서로 꼭 맞는 짝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냥 옆집에 살면서 이따금씩 서로 방문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같은 발언들이 그렇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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