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TV에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로, 다시 액정표시장치(LCD) TV 등으로 끝없이 진화하고 있는 디지털 TV. 하지만 디지털 가전제품끼리 서로 연결되고 복합화하는 추세인 디지털 컨버전스(융ㆍ복합) 시대에 TV만 진화하는 것은 아니다. 냉장고도 그 진화의 대열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다만 TV의 진화가 디스플레이 소재의 변화 때문이라면, 냉장고의 진화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해 음식물 보관이라는 고유 기능에 TV, 인터넷 검색, 공기청정기 등 새 기능을 추가한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족간 대화가 주로 식탁에서 이뤄지는 만큼 냉장고는 단순한 가전제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특히 24시간 내내 전원이 꽂혀 있는 특성 때문에 홈 네트워크의 서버로 등장하면서 복합 디지털가전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 TV+냉장고
LG전자가 올 초 내놓은 ‘TV 디오스’는 양문형 냉장고에다 세계 최초로 첨단 LCD TV를 장착한 TV 냉장고다. 냉장실 도어 전면에 장착된 LCD TV는 일반 LCD TV보다 화면이 2배 정도 밝은 450칸델라 수준의 13인치 고휘도, 고선명 TV다.
냉장고에 TV를 부착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TV에서 발생한 열을 냉장고 내부로 전달하지 않고 외부로 발산시키는 것. LG전자는 1년간의 연구 끝에 공기순환을 최적화한 ‘다차원 대류 냉각시스템’을 개발, 방열문제를 해결했다.
■ 공기청정기+냉장고
웰빙 바람을 타고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냉장고가 자리잡고 있는 주방은 각종 요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가정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공기가 좋지 않은 공간이다. 삼성전자의 ‘청정 지펠’은 바로 이 같은 점에 착안해 세계 최초로 공기청정기와 냉장고를 융합한 제품이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조리할 때 생기는 부유 기름을 걸러주는 오일 미스트(Oil Mist) 필터를 적용했고, 이중 탈취ㆍ항균 기능 등 6단계 청정시스템을 채택했다. 삼성전자측은 “시험결과 한국 주방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국류, 생선요리 냄새를 20분 안에 97.5%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LG전자도 디오스에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채택해 부유 기름, 주방 냄새 등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주방에서 삼림욕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음이온 공기청정 디오스’를 내놓았다.
■ 냉장고로 인터넷도
부엌에서 인터넷만 할 수 있다면 요리책은 없어도 된다. LG전자가 내놓은 ‘보급형 인터넷 디지털 디오스’는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냉장고. 기존 인터넷 냉장고가 고가의 노트북 PC를 장착해 가격이 비쌌던 것과 달리 많은 부품을 원 보드로 집적해 가격을 대폭 낮췄다. 기존 제품이 900만원 대였지만, 이 제품은 490만원대.
인터넷 정보검색은 물론, 인터넷 쇼핑, 인터넷 뱅킹 등도 가능하며 저장칸 별로 보관중인 식품의 보관기한을 표시해주고 외부에서도 저장칸에 남아있는 식품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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