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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교수의 원포인트 경제학](1)행정수도 이전과 기회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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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교수의 원포인트 경제학](1)행정수도 이전과 기회비용

입력
2004.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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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한창입니다. 이 문제도 경제학의 기본 개념인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어느 특정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를 보는 기준이 바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입니다. 어떤 자원을 A라는 용도에 사용한다는 것은 그 자원을 B라는 다른 용도에 사용하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죠.이때 B라는 용도에 사용했더라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의 양이, 자원을 A에 투입하는 경제행위의 기회비용이 되는 것입니다. 1억원을 가지고 노트북 공장을 짓는 투자행위의 기회비용은 그 돈을 은행에 예금하면 받는 이자일 수도 있고,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만드는 사업일 수도 있는 것이죠.

외환위기의 원인도 기업의 이윤율이 그 기회비용인 이자율에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행정수도 건설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의 기회비용은 신 성장산업 및 중소기업 육성이나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대학교육의 질 향상 등입니다. 행정수도는 정치적 국책사업적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막대한 자원이 들어가는 만큼 경제적 검토도 충분히 이뤄져야 합니다. 모든 경제적 자원을 사용하는 행위는 그 자원의 기회비용보다는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얘기죠.

기회비용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는 ‘자원(상품)은 왜 공짜가 아닌가’라는 것과 같은 문제입니다. 존재량이 무한하다면 그 자원은 공짜이겠지만 대부분의 자원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합니다. 즉 ‘희소’(scarce)하기 때문에 일정한 대가를 지불한 사람만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공기는 무한히 존재하기에 가격이 없지만 밀폐된 공간에 사람이 갇혀 있는 상황이라면 엄청난 가격이 붙게 될 겁니다.

경제학에서 가치란 존재량(공급량)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욕구, 즉 수요량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입니다. 맑스는 자본주의가 최고로 발달해야만 공산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즉 자본주의의 장점인 생산력 발달에 의해 모든 물건이 풍부해져야만 소유 개념 자체가 사라진다고 본 것인데, 인간욕구란 계속 커지는 것이기에 이는 불가능한 것이죠.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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