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가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로 마련한 '제1회 아시아 청년작가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이라크 문인협회장 하미드 무사(소설가·사진)씨가 28일 김씨에 대한 애도의 뜻을 담은 '고 김선일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그는 이 날 서울 중구 세실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편지를 발표하면서 "한국은 이라크의 친구이며, 이라크 국민은 고 김선일씨의 참변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라크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 주도의 전쟁에 한국이 파병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통의 기억을 넘어 평화로운 미래로!'를 주제로 28일 개막해 내달 8일까지 열리는 워크숍에는 무사씨 외에 팔레스타인의 시인 겸 소설가 자카리아 모하메드, 미얀마의 망명 소설가 띤 마웅 탄, 몽골작가연맹 의장인 시인 칠라자브 등 몽골 문인 5명, 여성 소설가 이반을 비롯한 베트남 문인 15명이 한국 작가 20여명과 함께 참가한다. 참가 문인들은 서울, 광주, 부산, 제주를 돌며 심포지엄과 아시아 문학연대의 밤 등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김선일 형제여!
우리는 홀로 독재의 살육장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불을 뿜는 총구와 조화가 넘쳐나는 그곳에서
나의 글이 당신을 살해한 자에게 경고가 되길 바랍니다.
나의 지난밤은 독재에 대한 공포였습니다.
독재는 칼로서 우리를 살육했습니다.
우리의 땅은 공동묘지로 넘쳐나고
감옥과 피난처는 우리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할 정도로.
수감자들이여! 우리는 감옥 안에서 숨을 거둘 것입니다.
우리는 생명의 열매를 맛보기보다 죽음의 열매를 더 많이 맛보았습니다.
하늘은 어머니와 고아들의 눈물로 가득 찼습니다.
처마는 성난 비로 흠뻑 젖었습니다.
독재는 이제 쥐구멍으로 숨어 들었습니다.
독재의 그늘이 걷히고, 권좌에서 물러났습니다.
우리는 속박의 끈을 끊고 자유를 갈망했습니다.
우리는 자유의 길을 막다른 길까지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늑대의 꼬리, 바트당의 무리들이 생존했습니다.
그들은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한 테러분자입니다.
그들은 경계를 넘어 우리의 순수한 영혼과 몸과 우리의 자동차를 파괴하였습니다.
그들은 자궁 속에서 태아를 살해했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살해했고,
사원에서 셰이크들을, 집에서 숙녀들을 살해했습니다.
그들이 당신 선일 씨를 죽였을 때,
당신의 피는 우리 이라크 국민의 머리를 따라 흘렀으며
그래서 우리의 외침과 뒤섞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는 자식을 잃어 흐느끼는 우리의 어머니와 같습니다.
오늘, 우리의 어머니는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마치 당신이 그들의 자식인 양, 우리의 아이들도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마치 당신이 그들의 아버지인 양, 나 또한 당신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제 나의 형제가 되었기 때문이죠.
피로써, 고통으로써 그런 죽음으로써.
<장세원 명지대 연구교수 옮김>장세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