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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위기의 서점, 어떻게 살릴 것인가' 출판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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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위기의 서점, 어떻게 살릴 것인가' 출판 포럼

입력
2004.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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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난 책 소개 기사를 보고 "그 책 사려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는 전화를 심심찮게 받는다. 처음에는 아닌 게 아니라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책은 서점 가서 사면 되지, 그걸 몰라 전화까지 하나? 근처 서점이 없으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될 게 아닌가? 그랬더니 전화한 사람의 말. "여기 시골인데요, 하나 있던 서점은 벌써 없어졌고, 인터넷 그런 거 없어요."서점이 죽어가고 있다. 인터넷 책시장이 급성장하고, 기업형 대형서점이 늘어가는 사이 점포수로 따져 거의 90%를 차지하는 영세 중소형서점이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1994년 5,683개로 최다를 기록했던 서점 수는 이듬해부터 하락세로 돌아 98년 4,897개, 2000년 3,459개, 2002년 2,328개에 그쳤다.

지난해는 2,000개(추정)로 딱 10년 만에 거의 3분의 1로 줄었다. 특히 50평 미만의 영세서점은 99년 4,250개가 2002년 1,953개로 줄어, 서점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대로 100평 이상 큰 서점은 99년 114개에서 2002년 146개로 늘었다. 500∼1,000평 미만의 초대형서점은 같은 기간 8개에서 20개로 2배 이상이다. 이런 추세라면 5년 뒤엔 대형서점이나 생계를 위해 문방구를 겸해 참고서와 잡지를 파는 소형서점 이외의 서점 찾기는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가 될지 모른다.

한국출판연구소와 서점조합연합회는 28일 서울 출판문화회관에서 '고사(枯死) 위기의 서점,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주제로 제35회 출판포럼을 열었다. 주제 발표에 나선 윤청광 출판연구소 이사장은 서점 감소의 원인으로 도서대여점 급팽창 대형할인점, 인터넷서점 등 할인업체 등장 도서정가제 파행에 따른 가격 경쟁력 상실 장기 불황에다 독서인구 감소 등을 꼽았다.

토론자로 참석한 출판 및 도·소매 유통업체와 관련협회 관계자들 역시 음성적인 도서할인판매, 부실한데다 그나마 잘 지켜지지도 않는 도서정가제의 한계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문제는 이유를 뻔히 알면서도 현실에서 도서정가를 지키기 어렵다는 점. "싸게 공급할 테니 많이만 팔아달라"는 출판사의 잇속 차리기와 "얼마든지 팔아줄 테니 싸게만 달라"는 할인판매업체의 요구가 존재하는 한 서점 감소를 막기 힘들다는 데 고민이 있다.

윤 이사장은 서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또 세제 감면 등 정부의 부양정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하면서, 소비자의 요구와 세태에 맞추어 서점 운영자들 스스로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범 사례로 미국서점조합(ABA)의 중소형 서점 공동마케팅과 일본 출판계의 '네트 21' 공동사업을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ABA는 소비자들의 헌책 수요에 맞춰 신간과 헌책을 함께 파는 방식을 도입했고, 독자적인 도서상품권을 개발했다.

또 '베스트셀러 리포트' '북센스76' 등의 추천도서목록을 수시로 제공해 영향력을 강화했다.

도쿄를 중심으로 15개 서점이 상호를 옛날대로 쓰면서 책 주문·결제와 재고, 정보관리를 일원화한 '네트 21'은 독자성을 살리면서 판매정보를 공유한 성공사례로 평가됐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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