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천신만고 끝에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을 꺾고 4강에 올랐다. 2연패를 노리던 프랑스는 그리스의 돌풍 앞에 4강 문턱에서 좌초됐다.네덜란드는 27일(한국시각) 포르투갈 파루룰레 알가르베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스웨덴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간 혈투 끝에 0_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 유로2000에 이어 2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네덜란드는 7월1일 포르투갈과 결승진출을 다툰다.
‘죽음의 조’ D조를 2위로 헤쳐 나온 네덜란드는 득점랭킹 1위 루드 반 니스텔루이를 앞세워 공세를 펼쳤으나 스웨덴의 탄탄한 포백라인을 뚫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이날 승부차기 결승골을 넣은 아리옌 로벤의 왼쪽 돌파에 이어 중앙의 니스텔루이를 겨냥했으나 적극적인 대인방어와 커버플레이에 잇따라 차단당했다. 반면 스웨덴의 엔릭 라르손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상대 수비에 묶여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연장전에서는 스웨덴에게 결정적인 찬스가 많았다. 라르손의 왼발 터닝슛은 크로스바를 맞았고, 프레드릭 융베리의 오른발슛도 골대를 맞고 튕겨나오는 등 골대징크스에 발목이 잡혔다. 네덜란드도 클라렌세 시도르프의 프리킥이 안드레아스 이삭손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승부차기에 들어간 양팀은 스웨덴의 3번째 키커 이브라히모비치와 네덜란드의 네번째 키커 필립 코쿠가 한번씩 실축, 4-4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여섯번째 키커로 나선 스웨덴의 주장 올로프 멜베리가 실축한 반면 네덜란드의 로벤이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낮게 깔아차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유로92 덴마크전에서 승부차기로 패한 이후 지속된 메이저대회 승부차기 패배 징크스를 5경기 만에 끊었다.
한편 전날 열린 그리스_프랑스의 경기는 ‘축구공은 둥글다’는 격언을 확인시켜준 한판이었다. 개막전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을 2-1로 꺾는 돌풍을 일으켰던 그리스는 후반 20분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의 결승 헤딩골로 프랑스를 1-0으로 격침, 돌풍을 태풍급으로 격상시켰다. 이로써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잉글랜드에 이어 프랑스마저 탈락, 우승후보로 꼽히던 ‘빅5’가 모두 도중하차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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