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예글씨 ‘개척과 전진’이 6,300만원에 낙찰됐다. 추정가 2,000만~3,000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예상밖의 결과였다. 사회 곳곳에서 감지되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미술시장에까지 스며든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30일 열리는 ㈜서울옥션의 제88회 미술품 경매에도 박 전 대통령이 한자로 쓴 휘호‘國民總和 總和前進(국민총화 총화전진)’과 육필 원고, 가족들의 단란한 한때를 담은 사진 5점이 나온다. 2002년 말부터 서예글씨,편지, 시계 등 박정희 관련 작품이 꾸준히 등장했으나 한꺼번에 여러 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5ㆍ16 군사혁명의 역사적 배경’이라는 제목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작성한 원고지 18매 분량의 육필 초고와 77년께 그가 현재 한나라당 대표인 큰딸 근혜씨와 나란히 찍은 사진 묶음. 추정가 1,500만~2,500만원이다. 육필 초고는 5ㆍ16 직후인 1961년 6월 17일 쓴 것으로 추정되며 이승만 정권의 무능과 부패, 장면 내각의 무능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한국 근대정치의 역사와 국제관계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청와대 앞뜰에 모인 가족(68년), 육영수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근혜 근영 지만 3남매와 블록쌓기 놀이를 하는 장면(71년), 대형 지구의를 둘러보는 가족에게 박 전 대통령이 이것저것 설명하는 모습 (71년), 가족을 동반해 행사장을 찾은 모습(73년)을 찍은 사진 등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 관련 작품의 가격도 치솟고 있다. 서울 옥션 관계자는 "4월 말 경매에서 박 전 대통령의 휘호가 고가에 낙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유품 소장자들의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한다.
박 전 대통령의 휘호는 2002년 1,800만원에서 지난해 2월 한글글씨 '자조정신'은 4,000만원으로, 올 4월 '개척과 정신'은 6,300만원으로 올랐다.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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