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군재배치 불똥 상가들 개점휴업/술렁이는 동두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군재배치 불똥 상가들 개점휴업/술렁이는 동두천

입력
2004.06.28 00:00
0 0

26일 오후 경기 동두천시. 외출나온 미군들 대신 시민들이 내건 '대책 없는 미군 재배치 결사반대' 현수막들로 시내는 어수선했다. 동두천시는 1951년 미군 진주 이래, 현재 1만명으로 추산되는 미2사단 병력이 주둔하는 수도권 북부의 최대 군사도시. 그러나 최근 미군재배치 계획이 나오고 다음달부터 3,600∼4,000명의 미군이 이라크로 떠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시 전체가 불안과 당혹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시의회의원, 문화·예술인 등 38개 단체로 조직된 '동두천시 미군현안대책위' 는 이날 오후부터 중앙동 버스터미널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는 등 미군 철수를 막아보려는 집단행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군 특수 끝, 철시하는 상가들

미 2사단 캠프 케이시 정문 앞에 자리한 보산동 관광특구. 20여년간 미군전용 클럽을 운영해왔던 이명석(57) 상가번영회장은 "요즘은 상인들끼리 마수걸이나 했느냐는 게 인사"라며 "가게를 내놓은 지 세달이 넘었지만 문의하는 사람조차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서 30여년간 옷가게를 해온 정인근(55)씨는 "한참 경기가 좋을 때는 한달에 600만∼700만원도 거뜬했지만 요즘은 200만원 벌기도 힘들다"며 "가게주인인 나야 그럭저럭 버티지만 상가 전체의 70%가 넘는 세입자들은 2사단 병력의 절반 가량이 이라크로 떠나는 다음달부터 어떻게 버틸지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실제로 250여개 상점이 모여있는 보산동 상가는 요즘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의류, 꽃, 기념품, 휴대전화 가게 등 상점들은 초저녁부터 문을 걸어 잠궜고 미군전용클럽들은 내국인용 단란주점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등 생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이상 미군 관련 종사자

동두천인구 7만5,000명중 미군관련 생업종사자는 전체 20%에 달하는 1만5,000명. 미군이 차지하는 경제규모는 지역내 총생산(GRDP)의 18%인 1,400억원으로 사실상 미군이 동두천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미군 재배치후 일자리를 잃게될 이들에 대한 대책은 미미한 상태.

시는 전업자금마련 실직수당지급 전직교육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예산규모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경기도 역시 다음달에야 동두천 대책을 논의할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미군 재배치의 시기나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고 기지 반환여부도 알 수 없어 대책 마련이 쉽지않다"며 "지방정부, 중앙정부, 국회가 합심해 동두천 대책 마련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군기지땅을 우리에게 달라'

동두천 시민들은 미군 재배치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들은 미군현안대책위를 중심으로 국회, 건교부, 국방부 등에 지난해부터 제2지방산업단지 조성 경원선 의정부∼동두천∼소요산 구간 조기완공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군기지 땅을 동두천시에 무상으로 돌려주는 것을 골자로 한 '특별법' 의 제정이다. 미군공여지 및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시 전체 면적의 66%에 이르기 때문이다.

동두천시민연대 심동용(34) 사무국장은 "최악의 상황은 1,200만평에 달하는 기지는 그대로 둔 채 소수의 미군병력만 동두천에 남는 상황"이라며 "대학과 위락시설 유치 등을 통해 동두천 경제가 자립하기 위해서는 미군기지의 축소 및 조속한 반환이 선행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두천=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