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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46>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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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46>루소

입력
2004.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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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년 6월28일 계몽사상가 장자크 루소가 제네바에서 태어났다. 1778년 몰(沒). 루소는 그가 죽고 11년 뒤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저술가이자 인류 지성사를 통틀어서도 두드러지게 헌걸찬 지성 가운데 하나였지만, 부모 없이 자란 탓에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견습 시계공으로 보낸 어린 시절부터 탐욕스러운 독서가였다. 그리고 그가 '엄마'라고 불렀던 바랑 부인과의 만남 덕에 청년기의 방랑을 접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독서와 사색에 매진할 수 있었다. 루소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바랑 부인과의 관계는 모자 사이의 사랑과 이성 사이의 사랑이 기묘하게 뒤섞인 것이었다.30세에 파리로 나와 디드로를 비롯한 백과전서파와 친교를 맺으며 루소는 당대 진보적 지성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고, 37세에 디종 아카데미의 현상 공모에 당선된 '학문과 예술론'을 출판하며 문명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 뒤 잇따라 출간한 '인간불평등기원론' '정치경제론' '사회계약론' 등으로 그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저술가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을 옹호하는 그의 '진보적' 사상은 자연 상태로의 복귀를 꾀하는 '보수적' 사상이기도 했다. 그는 그 진보성 때문에 파리대학 신학부의 고발로 한 때 프랑스 바깥으로 떠돌아야 해야 했고, 그 보수성 때문에 디드로와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 루소는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저술가로서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친구들과의 불화로 소외감에 시달리던 모순적 인물이었다. 탁월한 교육 소설 '에밀'을 쓸 수 있었으면서도 그 자신은 제 아이들을 유기한 형편없는 아버지였다는 점 역시 그 모순을 도드라지게 한다. 사상에서나 생활에서나 자유분방했던 오늘의 주인공은 프랑스 혁명의 염결한 지도자 로베스피에르가 가장 존경한 정신적 은사였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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