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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공부 잘하게 하는 약'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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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공부 잘하게 하는 약'의 오해

입력
2004.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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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 하게 하는 약'으로 불법 유통됐던 메틸페니데이트가 마약류라고 언론에 보도된 이후 이 약물을 히로뽕과 같은 마약으로 잘못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치료받는 아이의 부모는 진료 중에 걱정스레 묻곤 한다. "마약이란 말이 있던데…. 선생님이 주시는 약이니 괜찮겠지요?" 이와 반대로 "마약이라도 상관없으니 공부 잘 하게 하는 그 약을 아이에게 쓰고 싶다"며 막무가내로 병원을 찾는 부모도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 자극제로서 커피에 함유돼 있는 카페인과 비슷하지만 카페인보다는 조금 더 강력하다. 이 약물의 각성 기능 때문에 남용될 가능성이 있어 마약류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의사 처방대로 복용한 ADHD 환자가 메틸페니데이트에 중독됐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오히려 이 약물로 치료받은 후 청소년기에 마약이나 알코올 남용 가능성이 훨씬 적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과잉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조용하게 만들고 산만한 아이가 주의집중을 잘 하게 만든다. 최근 미국국립정신보건원(NIMH)의 후원 하에 수년 동안 진행된 여러 기관의 연구에서 ADHD 치료제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흔한 부작용은 식욕부진, 체중감소, 불면증, 우울증, 짜증, 두통, 복통 등이 있다. 과거에는 이 약물로 인한 성장저해와 틱(Tic) 증상 악화를 우려했지만 별 문제가 없다.

ADHD 환자가 식욕억제, 졸음 방지, 집중력 강화 혹은 기분 상승을 위해 이 약물을 남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부작용으로 환청과 환각을 수반한 정신분열증 증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가 있는 사람에게 주의력을 높여 학습능력을 증진시킨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학습법과 태도, 학습동기, 지능, 정서문제, 학습장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무조건 메틸페니데이트를 주는 것은 위험하다. 교사나 전문가와 의논해 원인에 따라 대처하는 것이 더욱 올바른 방법이다.

최근 하루에 한번만 복용하면 되는 콘서타와 메타데이트라는 새로운 제제가 나와 메틸페니데이트를 통한 더욱 효율적인 ADHD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 약물은 의사 지시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홍성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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