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5일부터 5일 동안 유럽 방문길에 올랐다. 아일랜드에서 열릴 미국·유럽연합(EU) 정례 정상회담과 터키에서 열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참석이 이번 순방의 목적이다.부시 대통령은 30일 이라크 주권 이양을 목전에 두고 이뤄지는 정상회담의 무대에서 몇 가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에 회의적인 나토 국가들로부터 새로 출범하는 이라크 임시정부를 위한 보안군 훈련 지원 및 장비 제공을 끌어내는 게 그가 세운 현실적 목표다.
이를 위해 미국은 24일 이라크 내 훈련시설에 대해 국제사회 특히 나토의 긴급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의 편지를 공개하며 나토 국가 정상들을 압박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사전 브리핑을 통해 "나토는 이라크의 요청에 응답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은 나토가 처음부터 지지해온 자유의 확산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소기의 목적을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라이스 보좌관도 "실제로 몇 나라가 그 훈련 지원에 참여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며 "그러나 나토의 기여로 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나토 국가 내부에 상당한 이견이 있음을 암시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엘리제궁 대변인은 이날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나토의 군사적 개입과 관련한 조건, 한계, 결과는 더 논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해 미국 주장에 제동을 걸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부시의 순방길 자체도 순탄치 않다. 첫 순방지인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는 대대적인 반미 시위가 예정돼 있다. 또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나토 정상회담 장소와 불과 8㎞ 거리의 주거지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4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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