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기업들이 특정 고객들에게 제한된 수량만 판매하는 '한정 마케팅'으로 불황 타개의 돌파구를 삼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4월부터 3,000대 한정으로 기존 SM3 제품보다 가격을 50만원 정도 낮춘 'SM3 에디시옹 스페시알'을 판매중이다.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감소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SM3 한정판'은 지금까지 2,300여대가 팔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특히 5월 교직원들에게 30만원을 특별 지원하는 사은 행사를 편 데 이어 이 달에는 국가 유공자 및 군인들에게 50만원을 지원하는 한정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지난달 판매대수 5,773대 가운데 교직원 판매 비율은 15%나 됐고 이 달도 현역 직업 군인과 국가 유공자 비율이 12%를 차지하고 있다.
나이키 코리아는 서울 압구정동 매장에서 미국, 영국 등 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나이키 제품을 디자인별로 10개 미만의 소량으로 들여와 팔고 있다. 제품 디자인이 독특하고 국내 다른 매장에선 구입할 수 없는 제품이기 때문에 일부 열성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500족만 생산된 HTM 운동화의 경우 판매 개시 5시간만에 동이 났다.
켈로그에서도 매년 미끼 상품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 관련 제품을 한시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BAT 코리아도 최근 미국산 최고급 담배잎을 원료로 던힐이 특별 제작한 '던힐 수프림'을 한정 판매, 인기를 끌고 있다.
부유층을 겨냥한 '귀족 한정 마케팅'도 주목을 끌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7억2,000만원을 호가하는 세계 최고급 세단 마이바흐를 출시하며 잠재고객 200명만 특별 초청,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포르쉐도 미국 영화배우 제임스 딘의 '애마'로 유명한 자동차 '550 스파이더'의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전세계적으로 1,953대만 한정 생산한 '박스터 스파이더'(가격 1억780만원)6대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포르쉐는 올 연말 8억8,000만원으로 국내 최고가의 스포츠카가 될 '카레라 GT' 2대를 수입, 판매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 마케팅'은 돈이 안 되는 고객들은 상대하지 않는 디마케팅(Demarketing)의 일종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하는 불황기에 많이 나타난다"며 "그러나 일반 고객들이 푸대접 당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잠재고객까지 잃을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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