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단속반을 사칭해 이발소 주인에게 돈을 요구하고 결국 이발소까지 빼앗은 '악덕 경찰관' 2명 등 일당 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서울 강서경찰서는 24일 검찰단속반으로 퇴폐영업 단속을 나왔다고 속여 이발소 주인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빼앗은 혐의(강도 등)로 서울 모 경찰서 소속 송모 경사와 심모 경장 등 일당 7명을 검거해 조사중이다.
이들은 지난 해 9월 경기 광명시의 W이발소에 들어가 "수원지검에서 퇴폐업소 단속을 나왔다"며 영장 없이 수색을 벌인 뒤 주인 한모(54·여)씨를 수원지검 청사 앞까지 차에 태우고 가 단속 무마를 미끼로 3,000만원을 요구하고 이발소를 빼앗은 혐의다.
한씨는 이날 공범으로 검거된 일당 중 한명인 전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3,000만원을 송 경사 등에게 건네 주면 후에 갚겠다"고 약속한 뒤 풀려났다. 전씨는 같은 일당인 송 경사 등에게 돈을 건네지는 않은 채 한씨에게 수차례 "이발소를 팔아 빚진 돈을 갚으라"고 협박했으며, 한씨는 결국 돈을 갚지 못해 이발소 영업권을 이들에게 넘겨 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한씨 업소가 영업이 잘 되자 인근 이발소 업주들이 송 경사 등과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주범 격인 송 경사는 퇴폐영업 단속을 주로 하는 생활안전과 소속으로 다른 일당과 함께 같은 경찰서 소속 심 경장을 범행에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씨로부터 빼앗은 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생기는 바람에 범행이 외부에 알려져 발각됐다. 경찰은 이들 일당에 대해 25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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