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클럽&마니아-인공파도 타기 '플로우라이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클럽&마니아-인공파도 타기 '플로우라이더'

입력
2004.06.25 00:00
0 0

무덥고 끈적끈적한 공기가 온 몸을 휘감으면 시원한 물 생각이 간절하다. 물과 함께 하는 레포츠는 시원하고 박력 넘치면서도 안전한 것이 장점. 그러나 장비가 많고 복잡한데다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섣불리 나서게 되지 않는다.

수영복과 서핑보드, 그리고 건강한 몸 하나만으로 강한 물살을 ‘폼 나게’ 가르며 환호하는 멋진 젊은이들을 만났다. ‘플로우라이더(flow rider)’라 불리는 이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파도를 가르며 화려한 묘기를 선보인다. 바다의 파도보다 빠르고 강한 인조 파도를 즐기며 여름의 더위를 날리는 ‘플로우라이드’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바다의 파도보다 거센 물살 가르기

뜨거운 태양이 머리 한가운데서 열기를 뿜어대는 6월의 더운 오후. 어느 바다의 파도보다도 힘세고 강한 인조 파도가 후끈한 공기를 가른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물놀이 공원 캐리비안 베이의 인조 파도장 주위를 가득 채운 인파는 구릿빛 피부의 젊은 남녀가 펼치는 멋진 동작에 환호한다.

“스노우보드 마니아와 똑같아요. 시즌이 시작되기만 손꼽아 기다리다가 플로우라이드를 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바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근질근질했던 몸을 풀면 온 몸이 시원하게 깨어나지요.”

플로우라이드 동호회 ‘플로우라이더(http://cafe.daum.net/FlowRider)’ 운영자 이상준(32)씨는 회사에서 기획 업무를 한다. 회사가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점심시간을 끼고 일주일에 2~3번씩 플로우라이드를 즐기러 캐리비안 베이를 찾는 마니아다. 하지만 한밤중과 새벽에 미리미리 일을 처리해놓아 ‘논다고 일을 미룬다’는 핀잔은 들은 적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플로우라이드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아직 두 군데에 불과하다. 여름 시즌에만 문을 여는 캐리비안 베이는 야외에 시설이 있어 태양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시설을 갖춰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할 수 있다. 반면 충남 천안시 수신면에 있는 상록리조트 내 아쿠아피아는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긴 하지만 실내에 있어 사시사철 즐길 수 있다.

장비 구입할 필요 없어 오히려 저렴

한 번 입장에 3만원 정도 하는 비용 때문에 돈 많은 사람만 즐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회원들은 고개를 흔든다.

“스키나 스노보드 리프트 값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죠. 무엇보다 수영복을 제외한 장비 값이 전혀 필요 없어 오히려 돈이 덜 들어요. 서핑 보드는 시설에서 무료로 빌려줍니다.”

이씨가 플로우라이드를 본격적으로 즐기게 된 것은 2000년. 1999년부터 아는 형에게 조금씩 기술을 배우다 2000년 캐리비안 베이에서 외국 사진첩에서나 본 듯한 멋진 동작을 연출하는 ‘초고수’를 보고 넋을 잃었다. 이씨는 용기를 내 배우고 싶다고 말을 건넸고 일본인 라이더였던 그 젊은이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이씨와 친구들에게 기술을 전수했다.

“아직도 그 일본 친구와는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지난 해에는 다섯 명의 회원이 일본으로 원정 라이드를 가기도 했습니다. 일본에는 비슷한 시설이 10개 정도 있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서 부러웠지요. 올해는 6월25일부터 5일간 일본 친구들이 한국을 찾아 멋진 플로우라이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폼도 나고' 멋진 몸도 만들고

플로우라이드 마니아들은 이 레포츠의 가장 큰 매력이 멋진 동작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 때 느끼는 희열이라고 입을 모은다. 채 5초를 버티지 못하고 파도에 떠밀려 나가 떨어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앞뒤로 서핑보드를 돌리고 파도의 물살을 가를 때면 주변에서 환호와 박수가 절로 쏟아진다.

“남아공, 미국, 중국 등에서 개최하는 국제 대회는 선수들이 무대라 할 수 있는 인조 파도 위에서 기술을 선보이고 주변에 관중들이 둘러앉아 시원한 칵테일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이를 감상하는 형식으로 치러집니다. 옆에서 신나는 음악 공연을 하기도 하구요. 타는 사람도 즐겁고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지는 게 바로 플로우라이드죠.”

운동 효과도 탁월하다. 온 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전신이 탄탄해지고 복부를 중심으로 군살도 빠진다. 피부가 보기 좋게 타기 때문에 주변에서 “어느 해변에서 멋지게 몸 만들었냐”라는 말도 종종 듣는다.

플로우라이드 3년차인 정재욱(32)씨. 음식점을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낮 동안 캐리비안 베이에서 파도를 즐긴다.

“플로우라이드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흥겨운 음악입니다. 리듬을 따라 파도를 타면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조금씩 쌓아가는 거죠. 기본 원칙만 알면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물을 좋아하고 운동신경이 조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뜻이 있다면 잘 타는 분에게 주저하지 말고 가르쳐달라고 말을 건네보세요. 플로우라이드는 함께 할수록 즐겁고 배울수록 빠져드는 레포츠입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플로우라이드 어떻게 타나

뒤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타는 서핑과 달리 플로우라이드는 앞에서 쏟아져오는 물을 타기 때문에 더욱 박진감이 넘친다. 기본 원리는 바닥이 편편한 서핑 보드로 물살의 저항을 이용해 원하는 동작을 선보이는 것. 경사와 수평이 되면 수직으로 떨어지는 스키와 같이 보드에 힘이 고루 실리면 그대로 파도에 휩쓸려버리므로 한 쪽에 무게를 몰아 실어야 한다.

보드에 배를 대고 엎드리는 것이 기본 자세. 오른손 끝으로 보드 끝을 잡고 왼손으로 보드 옆을 잡는다(그림). 오른 팔이 보드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오른쪽으로 이동할 때는 오른쪽 팔꿈치와 오른쪽 배에, 왼쪽으로 움직이려면 왼쪽 손과 왼쪽 배에 무게를 싣는다. 기본 동작이 완성되면 한쪽 무릎을 올리거나 양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 등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되기 전까지 보드에 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명심할 것.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플로우라이드 복장은 꼭 끼지 않는 것이 좋다. 남자는 ‘서핑 바지’, 즉 꽃무늬 프린트가 있는 헐렁한 사각 수영복을 입는다. 무릎에 살짝 걸칠 정도의 길이에 배꼽이 보이도록 골반에 걸쳐 입는 것이 멋스럽다. 꼭 끼는 삼각 수영복이나 사이클바지는 엉덩이 사이에 껴 민망한 장면을 연출할 우려가 있으므로 피할 것.

여성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되 상의가 파도에 벗겨지지 않도록 얇은 옷을 한 겹 더 받쳐 입는 것이 좋다. 규정상 수영모자를 꼭 착용해야 한다면 투박한 고무 모자보다 두건을 머리에 두르는 것이 보기 좋다. 해외에 나가서 플로우라이드를 즐길 때 수영복 뒤쪽에 작은 국기를 단다. 햇살이 강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김신영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